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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청 "PPA 위험성 축소발표" 의혹

중앙일보

입력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페닐프로판올아민(PPA) 함유 감기약의 위험성과 관련해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연구보고서의 결론을 축소 해석해 발표한 것으로 드러났다.

심창구 식약청장은 이번 PPA 파동과 관련, "자리에 연연하지는 않겠다"며 사실상 사의를 표명했다.

6일 식약청에 따르면 지난 6월 하순 서울대 의대 신경과 윤병우 교수 등이 제출한 PPA 복용과 출혈성 뇌졸중 발생간의 관련성 연구결과 최종보고서에는 결론에 감기약에 포함된 PPA가 뇌졸중의 위험성을 증가시킬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적시했으나 식약청은 이러한 사실을 보도자료나 기자회견에서 공개하지 않았다.

최종보고서의 결론은 '감기약에 함유된 PPA의 복용이 출혈성 뇌졸중의 위험성을 증가시킬 가능성이 충분하며 이는 30세 이상의 모든 연령에서 공통된 현상으로 특히 여성에게서 뚜렷하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식약청은 지난달 31일 배포한 보도자료나 2일 청장, 의약품안전국장, 의약품안전관리과장 등이 연 기자간담회에서 이러한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

특히 기자간담회 당시 식약청은 '통계학적으로 유의성(有意性)은 다소 부족하나 감기약에 든 PPA 복용으로 출혈성 뇌졸중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는 자체 검토 결론을 마치 최종보고서 원본이 내린 결론인 것처럼 제시해 문제가 되고 있다.

자체 검토 결론은 식약청 산하 국립독성연구원과 식약청 자문기구인 중앙약사심의위원회 등이 연구결과를 받아보고 검토해 내린 것이지만 식약청은 이것이 마치 원래 연구결과 최종보고서의 결론인 것처럼 발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심창구 식약청장은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2일 기자간담회 당시 그렇게 얘기했던 것은 보고서 원본을 직접 읽고 했던 얘기는 아니며 보고받은 (식약청 자체검토) 내용을 그대로 얘기했던 것"이라고 시인하며 "연구보고서 자체를 숨긴 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자리에 연연하지는 않겠다"고 사실상 사의를 표명하면서 "다만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것이 급선무인 만큼 일단 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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