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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배터리 3조 투자 더 할테니…” 바이든에 ‘수입금지 거부’ 요청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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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미국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배터리 분쟁’을 벌이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개입을 요청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수입금지 결정에 대해 거부권(60일 이내)을 행사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ITC는 지난달 10일 영업비밀 침해를 이유로 SK 배터리와 부품에 대한 미국 내 수입 금지 10년을 명령했다.

끝나지 않은 미국 ‘배터리 소송’ #LG는 “수입금지 유지를” 설득전

SK이노베이션은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보낸 의견서에서 ITC 수입금지 결정은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 가동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26억 달러(약 2조9000억원)를 투자한 공장이 가동을 시작하면 2600명의 일자리가 만들어지는데, 여기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SK 측은 2025년까지 미국에 24억 달러(약 2조7000억원)를 추가로 투자해 일자리 3400개를 더 만들겠다고 약속하는 등 새로운 투자 계획을 공개했다고 WSJ은 전했다.

LG도 바이든 행정부를 상대로 설득전에 나섰다. WSJ은 LG 측 관계자가 지난달 26일 미 통상 담당 관료들을 만나 ITC 수입금지 결정이 유지돼야 한다고 설득했다고 전했다. SK 배터리가 수입 금지되는 10년간 LG가 미국 내 배터리 생산을 늘려 포드와 폴크스바겐에까지 공급할 수 있다는 입장도 미 행정부에 전달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현지에선 친환경 산업을 육성하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 기조가 SK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미국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공정 경쟁’에 관한 문제여서 대통령이 기존 결정을 번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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