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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비타민, 에이즈 진행 지연시켜

중앙일보

입력

고단위 종합비타민이 에이즈 바이러스(HIV) 감염자의 에이즈 발병을 상당히 지연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아프리카 여성 대상 임상시험 에서 밝혀졌다.

미국 하버드 대학 보건대학원 영양학-역학 전문가 와파이 파우지 박사는 의학전문지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 최신호(7월1일자)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탄자니아의 HIV 감염 임신여성 1천78명을 대상으로 6년에 걸쳐 실시한 임상시험 결과 고단위 종합비타민이 HIV 감염자의 에이즈 발병 위험을 50%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파우지 박사는 종합비타민 복용으로 영양을 보충하고 이것이 면역력을 강화시켜 HIV의 증식을 억제하기 때문으로 판단된다고 말하고 그러나 비타민 복용이 일반화되어 있고 영양 결핍이 흔치 않은 미국이라면 똑같은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우지 박사는 이들을 네 그룹으로 나누어 일반적인 권장단위보다 6-10배 높은 종합비타민(비타민B,C,E,엽산), 종합비타민 + 비타민A, 비타민A, 위약을 각각 투여한 뒤 HIV 감염의 진행추이를 관찰했다.

6년 후 에이즈로의 진행률은 순수한 종합비타민 그룹이 7%(271명 중 18명), 위약그룹이 12%(267명 중 37명)로 나타났다. 사망률은 19% 대 25%로 통계상 큰 의미는 없었다.

또 종합비타민 그룹은 피로, 설사, 구강궤양 등 감염 말기에 나타나는 증세가 덜했고 혈액 중의 HIV 수도 적었다.

비타민A만 복용한 그룹은 뚜렷한 효과가 없었고 종합비타민과 비타민A를 병형투여한 그룹은 종합비타민 단독 그룹에 비해 효과가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우지 박사는 종합비타민 단위를 낮추어도 효과가 있을지, 에이즈 치료제인 항바이러스제를 이미 복용하고 있는 사람도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라고 말하고 그러나 종합비타민이 고가의 강력한 에이즈 치료제를 대체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탄자니아에서 에이즈 치료제를 복용하려면 연간 300달러가 들지만 종합비타민의 1년치 약값은 15달러에 불과하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바버라 마스턴 박사는 이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추가 임상시험이 필요하겠지만 종합비타민이 영양보충제로 해가 될 것은 없는 만큼 HIV 감염자에게 처방해도 좋을 것이라고 논평했다.

(뉴욕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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