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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발은 하얗게 세는데 피부는 왜…

중앙일보

입력

피부색과 머리카락색은 멜라닌 세포에서 만들어진 멜라닌에 의해 결정된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머리카락색은 시간이 흐르면서 하얗게 변해가지만 피부색은 그렇지 않다는 점에서 확연히 다르다. 피부색과 머리카락색을 결정짓는 멜라닌 세포 사이에는 다른 점이 분명히 있다는 것이다.

세계적 화장품 회사 로레알의 모발 생물학팀은 피부와 모낭의 멜라닌 세포 사이에 결정적인 차이점이 있음을 밝혀내고 최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대륙간 모발연구학회(IMHRS)'에서 발표했다. 'TRP2'(티로시나제 관련 단백질)라는 유전자가 피부의 멜라닌 세포에서는 매우 활동적이지만 모낭 속 멜라닌 세포에서는 그 기능이 쇠퇴한다는 것이 발표의 요지다.

지금까지 멜라닌 세포에서 멜라닌 색소를 형성하는 효소는 세가지가 밝혀져 있다. 티로시나제와 'TRP1'과 TRP2가 그것이다. 이들이 함께 작용하며 '페오멜라닌'과 '유멜라닌' 두 종류의 색소를 합성해낸다. 페오멜라닌은 붉은색과 노랑색을, 유멜라닌은 갈색과 검은색을 각각 띠는 색소다. 이 두가지 효소가 섞이는 비율에 따라 가장 밝은 색에서부터 가장 어두운 색까지 피부나 머리카락에서 나타나는 모든 색을 표현해낸다.

연구팀의 콤모 박사는 "중요한 점은 모낭의 멜라닌 세포만이 점진적이면서 선별적으로 감소하기 때문에 백발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백발이 진행되지 않은 흑인과 백인의 모발과 피부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단백질 TRP2가 피부의 멜라닌 세포에서는 감지됐으나 모낭 내에서는 찾아내지 못했다. 이들의 모낭에서는 갈색과 검은색을 내는 유멜라닌이 있었다.TRP2는 유멜라닌 형성에 관여한다기 보다 모낭의 멜라닌 세포 생존에 더 많이 기여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콤모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TRP2가 지속적으로 활동하게 하는 약물을 개발하면 염색할 필요없이 젊은 시절의 머리색을 유지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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