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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일 하다 화재현장 달려간 의용소방대원…인명피해 막아

중앙일보

입력

지난 19일 오후 9시57분쯤 충남 천안시 서북구 두정동. 음식점을 운영하는 백도원(47)씨는 창고 정리를 하던 중 인근 원룸에서 갑자기 불꽃이 튀는 것을 목격했다. 화재를 직감한 백씨는 119에 신고한 뒤 가게 안에 있던 소화기를 들고 불이 난 쪽으로 달려갔다.

충남지역 의용소방대원들이 지난해 10월 천안에서 열린 전국 의용소방대원 소방기술경연대회에서 경기를 벌이고 있다. [사진 충남소방본부]

충남지역 의용소방대원들이 지난해 10월 천안에서 열린 전국 의용소방대원 소방기술경연대회에서 경기를 벌이고 있다. [사진 충남소방본부]

화재가 발생한 곳은 원룸 주차장에 주차된 차량이었다. 백씨가 들고 간 소화기를 침착하게 불을 끄던 중 이어 도착한 119소방대가 화재를 완전하게 진화했다. 차량에서 불꽃이 튈 때부터 진화까지 순식간에 발생한 일이었다.

천안 백도원씨, 원룸 주차장 화재현장 진압 #의용소방대원, 화재·코로나19 방역 등 활약

 주말을 앞둔 금요일 저녁이라 건물에는 많은 주민이 있었고 불이 난 주차장은 물론 인근 이면도로에도 차량이 많아 자칫 대형 인명·재산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급박한 상황이었다.

필로티 구조 1층 주차장 화재, 신속한 진화로 확산 차단

 불이 난 건물은 주 출입구가 필로티 구조로 지상(1층) 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2층 이상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고 대피도 어려움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12월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했던 충북 제천 복합상가건물 화재사건도 필로라 구조 건물 1층에서 시작해 건물 전체로 번졌다.

 백씨가 화재를 목격하고 곧바로 현장으로 달려갈 수 있었던 건 그가 8년 경력의 의용소방대원이기 때문이다. 음식점을 운영하면서 천안서북소방서 서북남성의용소방대(두정지역대 예방홍보반장)에서 활동하는 그는 평소 훈련과 함께 화재예방 홍보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지역 의용소방대원들이 소방기술경연대회에서 경기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 충남소방본부]

충남지역 의용소방대원들이 소방기술경연대회에서 경기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 충남소방본부]

 백씨는 “손님이 뜸해진 틈을 이용해 창고정리를 하던 중 우연히 원룸 쪽에서 불꽃이 튀는 것을 목격했다”며 “워낙 급박해서 장갑을 낄 겨를도 없이 소화기를 들고 불이 난 쪽으로 달려갔다”고 말했다.

 의용소방대원들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 17일 오전 4시43분쯤 천안시 직산읍에서 길을 걷던 박종열(48)씨는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것을 발견하고 소화기로 신속하게 진압, 불이 번지는 것을 막았다. 박씨 역시 천안서북소방서 직산읍남성의용소방대 대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천안 여성의용대원들 소화기로 주택화재 진화, 확산 막아

 지난해 12월 3일 오후 1시53분쯤 천안시 입장면에서 발생한 주택 화재사고 현장에서 입장면여성의용소방대원 2명이 차량에 보관 중이던 소화기 9대로 화재를 진압하는 일도 있었다. 당시는 건조한 날씨로 불씨가 바람을 타고 인근 야간으로 번질 위험이 높았지만, 이들의 진화로 불이 더는 확산하지 않았다.

 충남소방본부 강종범 화재대책과장은 “의용소방대원들은 소방력이 미치지 못하는 일생생활 구석구석에서 도민을 지키고 있다”며 “생업에 종사하면서도 도민을 위해 봉사하고 자신을 희생하는 대원들에게 응원과 칭찬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충남지역 의용소방대원들이 코로나19 방역활동을 벌이고 있다. [사진 충남소방본부]

충남지역 의용소방대원들이 코로나19 방역활동을 벌이고 있다. [사진 충남소방본부]

 한편 충남지역에는 1만150여 명의 의용소방대원이 각 시·군에서 활동 중이다. 이들은 화재뿐만 아니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활동, 생활안전 구조 출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홍성=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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