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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노사 밤샘교섭 진통…파업 초읽기

중앙일보

입력

병원 노사가 올해 임.단협과 관련해 9일 오후부터 밤샘교섭을 벌였지만 주요 쟁점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해 전국 100여개 병원 노조의 파업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더라도 심각한 의료 대란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과 대한병원협회는 9일 오후 2시부터 중앙노동위원회 특별조정회의에서 교섭을 벌였지만 주요 쟁점에 대한 합의를 이루지 못해 10일 자정께 조정기한을 이날 오전 4시까지 연장키로 합의했다.

현재까지 교섭에서 양측은 노조의 '의료 공공성 강화' 요구에 대해 사측이 "노-사-정-국민이 참여하는 협의기구를 발족해야 한다"는 진전된 검토안을 제안하고, '비정규직 철폐' 문제는 비정규직의 개념이 명확하지 않은 만큼 개념을 정리한 뒤 논의키로 하는 등 의견 접근을 이뤘다.

반면 핵심 쟁점인 주5일제와 관련해서는 노조가 '1일 8시간 주5일 40시간제 등 온전한 주5일제 실시'를 요구하고 있는 데 반해 사측은 "의료의 공공성 측면에서 교대근무 등을 통해 토요일에도 근무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으며, 임금의 경우 노조는 10.7% 인상을, 사측은 동결 입장을 각각 고수하는 등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현재 노조측은 ▲1일 8시간 주5일 40시간제 등 온전한 주5일제 실시 ▲의료의 공공성 강화 ▲비정규직 철폐 ▲임금 10.7% 인상 및 최저임금제 도입 ▲산별 기본협약 등 5대 공동 요구안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국.사립대병원과 지방중소병원, 지방공사의료원 등 병원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개정 근로기준법에 따른 주40시간제 ▲산별교섭과 지부교섭 분리 ▲비정규직 철폐 등 교섭대상 제외 ▲임금 동결 등의 요구안을 제시, 커다란 입장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병원 노조는 이날 밤부터 고려대 노천극장에서 조합원 8천여명이 모인 가운데 파업 전야제를 갖는 등 이튿날 파업에 들어갈 태세를 갖췄다.

노조는 임.단협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10일 오전 7시부터 서울대, 고대, 한양대 병원 등 전국 100여개 병원에서 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그러나 노조는 파업에 돌입하더라도 응급실과 수술실, 중환자실 등에 필수 인력을 배치, 환자의 불편을 최소화하기로 함에 따라 일부 외래환자에 대한 진료 차질을 제외하고는 의료공백이 생길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와 관련, 정부는 이날 파업이 시작되면 파업 불참 의료인력을 최대한 투입해 응급실과 수술실, 중환자실을 정상 운영토록 하고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환자들이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비상대책을 마련했다.

또 응급의료기관에 대해 야간과 공휴일에도 환자 진료가 가능하도록 비상진료체제를 유지하고 응급의료기관이 아닌 일부 병원을 당직의료기관으로 지정, 응급환자발생에 대처키로 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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