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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항암제 실용화 단계

중앙일보

입력

기존 치료법이 잘 듣지 않는 간암, 폐암, 두경부암의 치료가 오랫동안 기다려온 차세대 항암제들의 등장으로 서광이 비치기 시작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6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5일 보스턴에서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 학술회의에서 발표된 타르세바(Tarceva), 아바스틴(Avastin), SU11248, 베이(BAY) 43-9006, 에르비툭스(Erbitux) 등 임상시험 단계 신약 연구자들의 말을 인용, 이 신세대 항암제들이 치료가 까다로운 말기단계까지 진행된 폐암, 간암, 두경부암 환자들의 생명을 연장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전했다.

이 새로운 항암제들은 특히 암 세포를 증식시키는 것으로 새로이 밝혀진 분자신호만을 골라 공격한다고 해서 '표적요법(targeted therapy)'으로 불리는 항암제들이다.

텍사스 의대 M.D.앤더슨 암센터의 로이 허브스트 박사는 "이제 이들 스마트 폭탄, 즉 레이저 유도요법을 이용, 암 세포를 자라게 하는 것을 찾아 공격할 수 있게 됐다"면서"이는 대단한 발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표적요법은 이미 수년전부터 얘기되어온 것이지만 마침내 환자에게 서 효과를 나타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그 때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덧붙였다.

임상시험은 말기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만 실시됐지만, 과학자들은 이 신세대 항암제들이 초기단계의 암 환자 치료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들은 또 이 새로운 항암제들이 암을 완치시키지는 못하더라도 수년 또는 수십년간 생존기간을 연장시킴으로써 암을 당뇨병이나 심장질환과 비슷한 만성질병의 수준으로 완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허브스트 박사는 "지난 10-20년간의 분자생물학과 실험실 연구를 환자에 대한 치료로 전환하는 단계에 옴으로써 이제 꿈이 현실로 되고 있다"면서 "전체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대 항생제가운데 가장 전망이 밝은 것은 암세포 증식 분자신호를 차단하는 타르세바로 수개월 정도의 시한부 삶을 살던 폐암환자 731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임상시험에서 위약 투여 환자보다 2개월 더 오래 살았다.

또 62명의 말기 간암환자에게 타르세바와 함께 종양에 대한 혈액 공급을 차단하는 아바스틴을 투여한 결과 함께 21%는 종양 크기가 최소한 절반으로 줄어들었고, 21%는 조금 작아졌으며, 45%는 더 이상 자라지 않고 안정됐다. 기존 치료법으로는 약 절반의 환자가 1년 이내에 사망했을 것이지만, 새로운 항암제가 투여된 환자들은 81%가 1년동안 생존했다.

SU11248에 대한 임상시험에서도 63명의 간암 환자가운데 3분의 1이상이 종양이 최소한 절반으로 작아졌고, 4분의 1은 4개월간 종양이 더이상 자라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타르세바와 유사한 에르비툭스는 진행된 두경부암 치료에 효과적인 것으로 밝혀졌다.

두경부암환자 424명에게 방사선 치료와 에르비툭스 투여를 병행하자 종양 성장 속도가 둔화됐으며, 방사선 치료만 받은 환자들보다 생존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고 앨라배마 대학 제임스 보너 박사가 밝혔다.

이날 임상종양학회 학술회의에서는 또 폐암 초기 환자들에게 수술 후 표준화학요법을 시행하면 생존율이 높아진다는 새로운 사실을 보여주는 2건의 연구보고서가 발표되기도 했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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