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아들에 에이즈藥 시험"

중앙일보

입력

글락소스미스클라인 등 유명 제약회사들이 미국 뉴욕의 한 보호시설에 수용된 고아 등 아동들을 상대로 에이즈나 홍역 등 질병치료약에 대한 임상시험을 했다고 영국 옵서버 인터넷판이 지난 4일 폭로했다.

옵서버가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임상시험은 '에이즈 치료제 안정성과 내성을 검증한다'는 명목 아래 뉴욕의 에이즈 환자 요양시설인 '인카네이션 칠드런스 센터'에 수용된 아이들을 대상으로 행해졌다. 36건의 임상시험 중에는 4세 유아에게 일곱가지 약품을 동시에 투약한 경우도 있었고, 6개월 된 아기에게 정상치의 2배에 달하는 홍역 백신을 투여하는 끔찍한 임상시험도 포함돼 있었다. 이 같은 임상시험은 뉴욕시 아동보호청의 승인 아래 이뤄졌다. 인간연구보호연맹의 베라 샤라프 총재는 아동들이 '실험용 동물'처럼 취급받고 있다며 "과거에는 죄수들과 정신박약자들이 임상시험에 동원돼 왔으며 이제는 아동들까지 임상시험에 동원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글락소 측의 한 대변인은 "이들 연구는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지원하는 미국 에이즈 치료 임상시험 그룹에 의해 수행된 것"이라며 "글락소의 참여는 약품 연구 또는 자금 지원에 국한된 것으로 이 임상시험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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