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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층간 질병 격차 커졌다

중앙일보

입력

외환위기 이후 저소득층과 상류층 간에 병을 앓는 비율과 영양 수준의 격차가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1998년과 2001년의 국민 건강 및 영양 조사를 비교한 결과 3년 사이에 이 같은 변화가 생겼다고 31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1만2000가구(4만명)를 2002년 1월 직접 방문해 이뤄진 것이다.

이에 따르면 소득별로 암.고혈압.당뇨병.뇌졸중.관절염 등 8가지 질환을 앓는 비율을 분석한 `불건강 집중 지수(CI)`가 남자의 경우 2001년은 0.227로 98년(0.161)보다 41%가량 올라갔다. 여자는 64.2% 상승했다.

CI는 1에 가까울수록 저소득층이 상대적으로 병을 많이 앓는다는 뜻이며 0이면 질병에 관한 한 계층 간 격차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2001년 월 가구 소득 순으로 전 국민을 다섯 단계로 나눠 최상층과 최하층을 비교한 결과 최하층이 훨씬 병을 많이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뇌졸중 탓에 일상생활에 제약(결근.결석 등)을 받는 연수(年數)를 합할 경우 최하층이 최상층보다 2.41배나 높았다. 위.폐.간 등 5대 암은 1.81배, 당뇨병은 1.28배 높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최정수 책임연구원은 "8가지 질환의 주요인은 흡연과 음주"라며 "상류층은 이를 줄이고 있으나 하위 계층은 크게 달라지지 않기 때문에 질병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계층 간 에너지 섭취량 차이도 벌어져 가구 소득을 네 단계로 나눴을 때 2001년 최상층의 하루 평균 섭취량이 2091.7㎉, 최하층은 1741.3㎉로 350.4㎉ 차이가 났다. 98년에는 그 차이가 287.3㎉였다. 특히 최하층 가구의 5세 이하 아동의 칼슘.철.비타민A.니아신 등 주요 영양소와 에너지 섭취량은 하루 권장량의 60~80%에 불과했다.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의 경우도 최상층을 제외한 나머지 세 계층의 영양소 섭취 수준이 권장량의 75%를 밑돌았다. 한편 도시 거주자 한 사람의 하루 평균 에너지 섭취량을 주거형태별로 나눠보면 아파트 거주자가 2044.9㎉로 가장 많았고 단독주택이 1943.6㎉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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