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시진핑 뼛속까지 d가 없다” 통화도 전에 돌직구

중앙일보

입력 2021.02.09 00:02

업데이트 2021.02.09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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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중국과 충돌할 필요는 없겠지만 극심한 경쟁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CBS ‘페이스더네이션’과의 취임 후 첫 방송 인터뷰에서다.

“명석하지만 민주주의 체화 못해
중국과 극심한 경쟁 있을 것” 압박
트럼프식 거래 대신 국제규범 강조
북한 인권문제도 원칙 고수 예고

인터뷰에서 그는 “왜 아직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하지 않았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서로 대화할 기회가 없었지만 전화를 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고 운을 뗐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달 20일 이후 보름이 지났지만 미·중 정상 간 통화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doesn't have a democratic, 

small D, bone in his body…”
 - 바이든의 CBS 인터뷰 중

이어 “나는 그(시 주석)를 꽤 잘 안다”며 “부통령으로서 시 주석과 개인 회담을 24~25시간 했고, 각종 국제무대를 1만7000마일(약 2만7350㎞)에 걸쳐 함께 다녔기 때문에 어떤 세계 지도자들보다 내가 그와 많은 시간을 보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시 주석을 향해 “그는 매우 명석하고 강인하지만, 민주주의를 전혀 체화하지 못했다”며 돌직구를 날렸다. “뼛속까지 민주주의가 없다(doesn't have a democratic, small D, bone in his body)”는 표현을 썼다. “비판하려는 게 아니라 현실이 그렇다”면서다.

“이란 우라늄 농축 중단 없인 제재 못 풀어”

2012년 미국 캘리포니아를 방문한 당시 시진핑 중국 부주석과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티셔츠를 들어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2012년 미국 캘리포니아를 방문한 당시 시진핑 중국 부주석과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티셔츠를 들어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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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임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을 공개 비난하고 무역전쟁을 치르면서도 시 주석을 향해선 “나는 그와 좋은 관계에 있다”는 말을 관용구처럼 사용했다. 반면에 바이든 대통령은 시작부터 시 주석의 머릿속을 문제 삼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거래의 조건을 따져 경제적 이득을 챙기려 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전통적으로 주도해 온 가치인 민주주의와 인권 같은 국제 규범을 앞세워 중국을 상대할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는 “트럼프식 거래 중심 압박은 협상을 통해 타협의 여지라도 있었지만, 바이든은 규범과 가치라는 더 큰 틀로 중국을 압박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우리는 충돌할 필요는 없지만, 극심한 경쟁이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단, “그가 아는 방식으로 하진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가 하던 방식이 아닌 국제 규범의 길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정부가 민주주의와 인권, 국제 규범이라는 잣대로 중국을 상대하며 동맹국 규합에 나설 경우 전략적 모호성으로 양국 사이를 헤쳐나가야 하는 한국으로선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d(민주주의)’를 전면에 내세울수록 일당 체제, 개인의 자유, 인권 등에서 중국보다 더 열악한 북한을 놓고 바이든 정부와 문재인 정부의 시선이 엇갈릴 수밖에 없다. 특히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 시절을 모범 사례로 놓고 북·미 고위급 접촉을 기대하고 있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호응할지는 불투명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란 제재에 대해 “우라늄 농축 중단 없이는 제재 해제는 없다”고 밝혔다. 이란에 ‘선(先) 핵활동 중단’을 밝혔는데, 북한에 대해서도 역시 동일한 요구를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홍균 전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홍콩 사태 등 민주주의 원칙에서 분명히 벗어난 문제에 대해선 한국이 목소리를 내면서 미·중 양쪽에 요구할 건 요구하는 식으로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 국내정치를 고려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서정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민주당 핵심 지지층이 요구하는 기후변화협약, 이란 핵합의(JCPOA) 복원에는 중국의 협조가 필수적”이라며 “바이든 정부가 인권 문제에서 중국에 날을 세우더라도 정책적으로는 협력하는 강·온 전략을 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미국, 여름 끝나기 전 집단면역 어려워져”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올여름이 끝나기 훨씬 이전에 집단면역에 이를 수 있다는 구상이 (실현되기가) 매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우리가 백신을 충분하게 확보했다면 다른 얘기가 됐을 수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면서 “그래서 우리는 더 많은 백신이 생산되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미국 내 접종 속도는 예전에 비해선 빨라졌다. 최근에는 하루에 130만 명 이상이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이에 따라 CBS는 올 연말까지 미국인의 75%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체 인구의 70~80%가 백신을 맞으면 집단면역 수준에 이른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미국이 이처럼 속도전에 나선 건 변이 바이러스가 빠르게 번지고 있어서다. 8일 워싱턴포스트(WP)는 미 스크립스 연구소 등이 의학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 ‘메드아카이브(medRxiv)’에 관련 논문을 실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는 다른 코로나바이러스 종보다 전염성이 35~45% 정도 강하다. 또 전국적으로 9.8일마다 양성 판정 사례가 2배로 늘면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연구진은 “영국 변이 바이러스가 3월까지 미국에서 가장 지배적인 바이러스가 될 수 있다”면서 “결정적이고 즉각적인 공중보건 조치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임선영·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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