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百,설 선물 매출 사상 최대…"고가·프리미엄일수록 잘 팔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롯데백화점 한우

롯데백화점 한우

설을 앞두고 백화점 설 선물세트 매출이 지난해보다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생필품이나 인스턴트식품 대신 한우나 건강식품 등 고가의 프리미엄 선물세트 판매가 급증했다. 백화점 업계는 코로나19로 정부가 부정청탁금지법을 한시적으로 유예하며 국산 농축산물의 선물가 상한을 10만원에서 20만원까지 높였고, 귀향 대신 비대면 선물로 마음을 전하려는 추세가 확산한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7일 롯데·신세계·현대 백화점 등에 따르면 올해 설 선물 매출(신세계·현대 1월4일~2월 5일, 롯데 1월 18일~2월6일)이 각각 46~51%씩 증가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특히 올해 설에는 고가의 프리미엄 선물 세트 판매가 눈에 띄게 늘었다. 롯데백화점에서는 50만~400만원대의 프레스티지급 와인 선물 세트가 준비한 물량의 약 70%가 팔려 나갔다. 또 170만 원짜리 최고가 한우 세트는 100개 한정 수량이 완판됐다. 신세계백화점은 55만 원짜리 최상급 한우 세트 매출이 지난해보다 39%, 30만 원짜리 영광굴비 세트 매출이 78% 늘었다. 현대백화점에선 한우 품목 판매 상위 1~10위 상품이 모두 20만원이 넘는 세트였다. 최원준 신세계백화점 식품 담당은 “농수산물 선물 허용가액이 늘고, 선물로 마음으로 전하는 경우가 많아지며 프리미엄 세트를 찾는 고객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선물세트 품목별로는 소고기와 과일, 건강기능식품 등에서 매출 증가가 두드러졌다. 신세계백화점에선 건강·차 제품 매출이 지난해보다 58%, 농산품 매출이 53% 오르며 전체 매출을 끌어올렸다. 한우(매출신장률 52%)·주류(48%)·수산(45%)도 인기였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한우 매출이 56% 가장 큰 폭으로 올랐고 이외에는 과일(52%), 굴비(51%), 건강기능식품(50%) 순이었다. 롯데백화점에서는 청과(51%)와 주류(45%), 수산(43%) 품목이 잘 팔렸다. 반면 인스턴트 식품이나 생필품 등으로 구성된 저단가 선물세트는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롯데백화점은 10만원 이하의 인스턴트 상품 선물세트 매출신장률은 13%, 생필품 세트는 3%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신세계 선물세트

신세계 선물세트

온라인쇼핑몰을 통한 설 선물세트 구매가 증가한 것도 특징이다. 현대백화점의 더현대닷컴·현대H몰 등 온라인몰 판매 세트 매출은 지난해보다 148% 올랐다. 신세계백화점 온라인 상품은 같은 기간 67%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귀향 대신 비대면 선물로 마음을 전하려는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명절 선물세트 구매 수요가 많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한편 백화점에서는 설 선물 세트 외에도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이른바 ‘집콕 소비’와 ‘보복 소비’가 늘면서 생활 가전이나 프리미엄 상품이 잘 팔리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생활 가전이나 명품, 프리미엄 상품 매출이 눈에 띄게 성장했다”며 “당분간 이 같은 소비 트렌드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했다. 최지혜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이후에도 프리미엄 시장의 소비는 유지 또는 확대될 것"이라며 "해외여행 같은 ‘경험 소비’를 못하게 된 소비자들이 가전제품이나 명품 같은 프리미엄 소비에 매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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