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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 막히자 마스크·가방 만들어 해외 오지마을 보낸 고교생

중앙일보

입력

국원고 학생들이 직접 만든 에코백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 충북교육청]

국원고 학생들이 직접 만든 에코백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 충북교육청]

충북 충주의 국원고 학생들이 손수 만든 마스크와 가방을 미얀마 아이들에게 전달한다.

충주 국원고 학생 마스크·학용품 미얀마에 보내

 국원고는 4일 오후 1시 ‘미얀마 아동 돕기 해외봉사 물품 전달식’을 갖고 세계교육문화원(WECA)을 통해 마스크와 가방·학용품을 전달하기로 했다. 국원고는 학생 20여 명을 선발해 2018년부터 캄보디아와 미얀마 등 오지마을을 대상으로 봉사하고 있다. 지난해 1월에는 미얀마 양곤 쉐비다 초등학교에 4박 5일 동안 머물면서 팔찌 만들기, 전통놀이, 교내 청소, 벽화 그리기 등 활동을 했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출국이 어려워지자 기부 물품을 보내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국원고는 지난해 5월부터 빈곤국가 아동돕기 프로젝트 동아리를 구성해 기부 물품을 준비했다. 국원고 학생 10여 명이 동아리원으로 참여했다. 시인영(30) 국원고 교사는 “쉐비다 초등학교 아이들이 지난해 국원고에서 기증한 학용품을 1년째 사용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학용품과 마스크를 보내기로 결정했다”며 “형편이 넉넉지 않은 친구들은 가방도 없이 학교에 다닌다는 소식을 듣고 가방도 만들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월 국원고 학생들이 미얀마의 한 초등학교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 충북교육청]

지난해 1월 국원고 학생들이 미얀마의 한 초등학교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 충북교육청]

 빈곤국가 아동 돕기 동아리 학생들은 지난해 6월 1·2학년 280여 명 전원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마스크를 만들기로 결정했다. 충주시에 있는 공방을 찾아 마스크 제작을 의뢰하고, 귀걸이 부착이나 포장 등 마무리 작업은 학생들이 했다. 학생 1명당 마스크 2장을 만들어 1장 이상을 기부 물품으로 내놨다. 마스크 350장을 모았다. 지난해 11월엔 에코백 400장을 만들었다.

 이후 동아리원들은 크라우드 펀딩을 한 달 동안 진행해 기부금 96만원을 마련했다. 기부자에게는 학생들이 만든 물병과 손거울·스티커를 선물로 보답했다. 학생들은 기부금으로 미얀마 아동들에게 필요한 연필과 색연필, 크레파스, 파란색 볼펜 등 학용품을 구매했다.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한 최솔(18)양은 “직접 디자인한 물품을 후원자들에게 선물로 드리고 기부금을 모을 수 있어서 보람을 느꼈다”며 “열악한 환경에서 공부하는 미얀마 아동들에게 학용품 선물이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수빈(18)양은 “평소 빈곤국가 아동들에게 관심이 많았지만 혼자 무언가를 하지는 못했다”며 “학교에서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관리 등 능동적인 봉사활동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충주=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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