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성 "USB 공개땐 국격 떨어져…文 이번 사안 매우 걱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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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은 3일 “야당은 정상 간 주고받은 USB를 공개하라는 성립 불가능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8년 4월 27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건넨 USB를 공개하라는 야당의 요구를 재차 일축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공동 식수를 마친 후 군사분계선 표식물이 있는 ‘도보다리’까지 산책을 하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최 수석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USB 공개는)국익과 국민과, 외교ㆍ안보 사항에 피해가 있고 남북 간 문제뿐 아니라 다른 나라들의 시선과 대한민국에 대한 평가에 있어 국격이 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공개하지 않고 있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최 수석은 “현직 대통령의 재임 중 일어난 정상 간의 문제를 공개하라는 것은 성립되기 어려운 논리”라며 “모든 나라가 정상 간 대화나 주고받은 것은 일정 기간이 지난 뒤에 여러 요건에 의해 공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부 야당 의원들이 요구하는 ‘제한적 공개’ 방안에 대해서도 난색을 표했다. 이에 대해서는 “국회에서 보안을 전제로 공개해도 내용은 국민과 언론에 알리는 것”이라며 “결국 대한민국과 수교하고 관계하고 있는 국제사회가 이를 알게되고 하나의 흔적으로 남게되는 것”이라고 했다.

최 수석은 “USB 공개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공당으로서의 책임을 스스로 져야 한다”며 국민의힘이 스스로 책임을 져야한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전날 “명운을 걸어야한다”고 했던 최 수석은 이날은 “적어도 공당으로서 국민을 향한 사과와 그리고 다시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을 재발방지의 방법과 약속까지 야당이 제시해야 한다”며 구체적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USB를)공개하면 국민과 국익에 피해가 발생한다”며 “이를 공개하라는 사람이 집권한다는 공당이라면 그에 상응한 안을 제시해야지 정상이 아니냐”고 했다.

하지만 야당 등에선 "문재인 정부가 2017년 출범시킨 위안부 합의 검증 태스크포스(TF)가 2015년 한ㆍ일 간 위안부 합의 검증을 이유로 양국간 외교 관련 교섭 상당 부분을 공개한 것과는 모순"이란 주장도 나온다.

최 수석은 이날 야당이 추진하는 국정조사에 대해서도 “국정조사를 한다면 해야할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이것도 (야당의) 책임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훈 국가안보실장(왼쪽)과 최재성 정무수석이 2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영상 국무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최 수석은 또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이 삭제한 문건에 대해 “남북 정상회담 이후 남북 교류협력 사업에 대한 여러가지 의견들을 모으는 과정에서 작성자 개인의 아이디어로 끝난 것”이라고 재차 확인했다. 청와대의 지시나 추가 논의가 있었을 거라는 의혹에 대해서는 “그러려면 적어도 청와대 수석실이나 회의록 또는 문서 자료, 기억에 있어야 되는 것”이라며 “혹시나 해서 전부 점검을 해보니 없었다. 그러면 대통령에게 당연히 보고가 안 된 것이고, 극비리에 추진했다는 주장은 성립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수석은 이를 위해 “개인 메일까지 전부 다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 수석은 이번 사안에 대한 문 대통령의 심기와 관련 “‘격노’라는 표현이 적당한지는 모르겠지만, 매우 걱정하고 안타까워하고 있다”며 “청와대와 대통령의 기억이나 상상, 생각에도 미치지 않는 것을 가지고 밝히라고 하고 공격을 하니까 너무 안타깝게 생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