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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추월 뒤 급제동…'7명 참변' 전복사고 블랙박스 보니[영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전문가 "가드레일 있었다면…" 분석

지난 1일 당진대전고속도로 남세종IC 램프구간에서 발생한 스타렉스 승합차 전복사고와 유사한 사고를 막으려면 해당 지점에 가드레일(방호울타리) 등이 설치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경찰·도로교통공단, 2차 현장조사 #탑승자 12명 중 7명 사망·5명 부상

세종경찰청 전담수사팀과 도로교통공단은 2일 오후 4시 사고지점인 남세종IC에서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사고 원인을 밝히기 위한 2차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이날 조사에는 도로교통공단 본원(원주)과 대전·세종·충남지부 연구원 등이 참가했다. 전문가들은 현장에 남아 있는 충격 흔적 등을 토대로 당시 상황을 분석했다.

도로교통공단과 경찰·한국도로공사 관계자 등이 2일 오후 당진대전고속도로 남세종IC 램프구간에서 전날 발생한 스타렉스 전복 사고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도로교통공단과 경찰·한국도로공사 관계자 등이 2일 오후 당진대전고속도로 남세종IC 램프구간에서 전날 발생한 스타렉스 전복 사고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도로교통공단은 현장 조사를 통해 급격한 곡선으로 이뤄진 램프구간에 가드레일 등이 팔요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본 도로에서 남세종IC로 진입하는 구간에는 시선 유도봉을 설치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도로교통공단은 이번 조사를 통해 도출된 개선안을 한국도로공사, 경찰청 등에 제출할 방침이다.

도로공단 "구조물 추가 설치해야" 

도로교통공단 관계자는 “사고 당시 영상과 도로구간의 형태, 안전시설물 설치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할 계획”이라며 “현재 램프구간 조건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구조물을 추가로 설치, 유사한 사고를 예방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사고 직후 승합차와 뒤따르던 벤츠 차량에 설치된 블랙박스를 각각 확보했다. 사고 차량인 승합차 블랙박스는 크게 파손돼 충남경찰청에 영상 복원을 의뢰했다. 벤츠 차량 블랙박스 영상은 선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일 오전 8시21분 당진대전고속도로 남세종IC 부근에서 스타렉스 승합차가 앞서가던 차량을 급하게 추월한 뒤 안전지대를 통해 램프구간으로 진입하고 있다. [사진 도로공사 CCTV 영상 캡처]

지난 1일 오전 8시21분 당진대전고속도로 남세종IC 부근에서 스타렉스 승합차가 앞서가던 차량을 급하게 추월한 뒤 안전지대를 통해 램프구간으로 진입하고 있다. [사진 도로공사 CCTV 영상 캡처]

경찰이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한 결과 남세종IC를 300~400m 앞두고 2차로를 달리던 승합차가 갑자기 속도를 올려 앞서가던 벤츠를 추월한 뒤 차선변경이 금지된 안전지대 구간에서 다시 램프구간으로 진입한다. 곧바로 나타난 회전구간에서 급제동했지만, 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왼쪽 도로 경계석과 하이패스 안내 철제기둥을 들이받고 뒤집혔다.

사고 충격으로 일부 탑승객이 차량 밖으로 튕겨져 나오기도 했다. 당시 승합차에는 한국인 2명과 중국인 10명 등 12명이 타고 있었다.

이 가운데 운전자 김모(44)씨와 중국인 김모(37)씨 등 5명은 중·경상을 입고 대전지역 4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한국인 최모(47)씨와 이모(47)씨 등 중국인 6명 등 총 7명은 사망했다. 경찰은 탑승자 대부분이 안전벨트를 매지 않아 인명 피해가 컸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 1일 오전 세종시 금남면 당진대전고속도로 남세종IC 램프구간에서 승합차가 전복되면서 차량에 타고 있던 12명 중 7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 연합뉴스

지난 1일 오전 세종시 금남면 당진대전고속도로 남세종IC 램프구간에서 승합차가 전복되면서 차량에 타고 있던 12명 중 7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 연합뉴스

경찰과 도로교통공단 측은 사고 원인으로 과속 운전과 무리한 끼어들기 등에 무게를 싣고 있다. 하지만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 데 가장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는 운전자 김씨가 지난 1일 밤 서울지역 병원으로 이송되면서 조사 지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운전자 중상, 경찰 조사 늦어질 듯 

경찰 전담수사팀은 부상자와 숨진 7명의 유족 등을 상대로 1차 조사를 진행했다. 부상자들은 대부분 당시 상황을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승합차 운전자 조사는 부상이 어느 정도 회복된 뒤에 가능할 것”이라며 “부상자들도 정신적 충격이 큰 상태라 안정을 되찾으면 조사를 시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전·세종=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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