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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증하는 남성병 '전립선암'…발효음식 즐기고 햇볕 쬐자

중앙일보

입력

남성 전립선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02년 중앙 암등록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1995년 이후 전립선암이 2백11%나 증가했다.

전립선암은 유명인사들이 잘 걸리는 암으로도 기록될 만하다. 얼마 전 콜린 파월 미국 국무부 장관이 전립선암에 걸려 수술받았고, 프랑스 전 대통령인 미테랑, 중국의 최고 지도자였던 덩샤오핑, 걸프전의 영웅 슈워츠코프 장군 등이 전립선암으로 고생했다.

◇고령사회 맞아 갈수록 증가

미국이나 유럽에선 암으로 사망하는 남성 다섯 명 중 한 명이 전립선암일 정도로 흔하다. 암 발생의 주된 원인은 서구식 식생활이다.

같은 일본인이라도 하와이에 거주하는 남성이 일본에 사는 남성보다 전립선암 발생률이 9배나 높다. 기름기 많은 육류가 전립선암 발생을 높이기 때문. 비타민D 부족도 위험요인이다.


전립선암은 인구의 고령화와 관련이 깊다. 서울아산병원 김청수 교수는 "45세 이하 남성에선 드물지만 50세 이후부터 증가해 70대 보다 80대에 2배나 더 많이 발생할 정도로 전립선암은 고령자의 암"이라고 설명한다.

◇증상은 전립선 비대증과 같아

전립선은 방광 바로 밑에서 요도를 둘러싸고 있는 남성만의 기관이다. 평소 밤톨 만하던 것이 암세포로 크기가 커지면서 요도를 압박한다. 배뇨 곤란.빈뇨.잔뇨감.야간 다뇨 등이 생기며, 소변을 참지 못하는 절박감, 아랫배 불쾌감도 나타난다.

강북삼성병원 비뇨기과 주관중 교수는 "특히 50대 이후에 이런 증상이 있으면 진찰과 함께 혈중 전립선특이항원(PSA)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권한다. PSA는 전립선 상피세포에서 만들어지는 효소. 통상 수치가 0~4ng/ml이면 정상, 10ng/ml 이상이면 암을 의심한다. 확진을 위해선 항문을 통해 초음파를 보고, 암으로 생각되는 부위의 조직검사를 한다.

◇젊은 사람과 고령자 치료법 달라

환자의 상태.나이.병의 진행된 정도에 따라 호르몬 치료.수술.방사선 치료 등을 선택한다. 주교수는 "호르몬 치료가 가장 널리 쓰이나 50~60대 등 비교적 젊은 나이에 암이 발생했거나 암조직이 악성일 때는 수술로 암을 제거한다"고 밝힌다.

전립선암은 남성호르몬의 영향을 많이 받으므로 남성호르몬 분비를 차단하기 위해 성선자극 호르몬(GnRH 아날로그)을 사용한다. 또 아예 남성호르몬 분비를 막기 위해 고환 내 정소를 제거하거나 방사선 치료를 한다.

치료에는 부작용이 따른다. 호르몬 치료 후엔 얼굴이 화끈거리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남성 갱년기 증상이 나타나며 유방이 여성처럼 커지기도 한다. 수술로 인한 합병증은 성기능장애.요실금.요도 협착 등이다.

김청수 교수는 "전립선암은 10년 예후를 말할 정도로 진행이 느린 데다 환자가 주로 고령이기 때문에 암이 전립선 안에만 있을 땐 치료하지 않다가 진행하면 호르몬 치료를 시작한다"고 들려준다. 다른 부위로 전이해도 암 때문에 사망하기보다 고령이나 다른 지병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예방

전통적 음식인 김치.된장.간장 등 발효식품과 당근 등 비타민A가 많이 함유된 식품들은 전립선암을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평상시 기름진 육류 섭취를 줄이고 채소 등 섬유질이 많고, 발효된 식품을 즐겨 먹는 것이 좋다. 또 나이가 들수록 햇볕을 충분히 쬐 비타민D 합성을 도와줘야 한다. 무엇보다 50세 이후 남성은 매년 혈중 PSA검사를 통해 병을 조기 발견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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