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에이즈 치료제 저가 공급 주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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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목요일(이하 현지시각) "클린턴 재단과 4개 제약회사가 카리브해 연안 10여개국 및 아프리카 4개국에 대해 에이즈 치료제를 최소 45% 인하된 가격으로 공급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현재 1년 사용가격이 최고 2백55 달러에 이르는 항레트로바이러스제의 가격을 1백40 달러까지 인하할 것"이라고 클린턴은 밝혔다. "그렇게 되면 이 치료제의 1일 사용 평균가격은 36~38 센트 정도가 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치료제는 해당 국가 및 자선단체, 클린턴 재단이 함께 전개하고 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전달될 예정이다.

클린턴은 해당 국가들에게 에이즈 치료제에 대한 현재 각국의 보유량 및 필요량을 상세히 기술하도록 하는 계획을 펼쳐나가자는 요청에 따라 합의를 이루게 됐다고 말했다. "가격인하로 인한 손실은 클린턴 재단이 충당하기로 했다"고 그는 말했다.

클린턴은 "제약회사들이 해당 국가들에 대해 치료제의 가격은 내리고 공급은 늘리는 등 훌륭한 신념 아래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번 계획으로 인해 보다 저렴한 가격 뿐 아니라 양질의 치료제를 공급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프로그램에 합의한 제약회사는 아스펜, 시플라, 란박시, 매트릭스 등 총 4곳이다.

현재 이번 프로그램에서 다루고 있는 '칵테일제'라고도 불리는 항레트로바이러스제는 에이즈 치료에 있어 가장 기초적인 1차 처방제다.

현재 도미니카 공화국과 바하마에는 저가 치료제를 공급하는 프로그램들이 진행되고 있지만, 다른 지역으로의 치료제 공급속도는 치료제 공급을 위한 장비가 얼마나 잘 갖춰져 있느냐에 달려 있다.

동카리브 국가기구 회원국들 및 탄자니아, 모잠비크, 르완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등 아프리카 국가들이 이번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게 된다.

클린턴은 "현재 클린턴 재단이 활동하고 있는 국가들에서 현재 5만 명도 안되는 치료제 혜택인원이 향후 5년 동안 2백만명까지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클린턴은 1백50억 달러에 달하는 부시 행정부의 에이즈 기금 중 일부가 클린턴 재단의 HIV/에이즈 기금 치료제 컨소시엄으로 기부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클린턴 재단이 현재 활동하고 있는 국가들로부터 어떤 금전적 지원도 받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통계수치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약 4천2백만 명이 HIV/에이즈에 감염돼있다. 감염자 대부분은 개발도상국에 살고 있으며, 이들에게는 미국에서도 1만 달러는 있어야 1년 사용치를 구할 수 있는 치료제를 구할 여력조차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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