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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영 비디오 그 남자 "이제 입 열겠다"

중앙일보

입력

"비디오 사건의 진실을 모두 밝히겠다."

'백지영 비디오 사건'의 그 남자 김시원 씨(41. 본명 김석원)가 미국 도피 생활 3년 만에 귀국, 굳게 다물었던 입을 연다. 이로써 일단락됐던 '비디오 사건'의 폭풍이 다시 한번 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2000년 11월 비디오 사건이 터진 후 미국으로 가 도피 생활을 해 온 김시원 씨는 9일 오후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오는 30일 귀국해 비디오 사건과 관련해 모든 진실을 밝히겠다. 지영아! 제발 솔직해져라"며 굳게 다문 입을 열겠다는 뜻을 강하게 밝혔다.

김 씨는 2000년 비디오 사건 당시 검찰로부터 '비디오를 찍은 뒤 인터넷을 통해 유포했다'며 명예훼손 및 전기통신기본법 위반으로 기소 중지된 상태.

사건이 터진 직후 미국으로 도주한 김시원 씨는 그동안 미국 LA에서 지인들의 집을 전전하며 살아왔고, 최근엔 에로배우 정세희의 음반 프로듀서를 맡아 작업을 마쳤다.

김 씨는 인터뷰에서 "더 이상 미국에서 지낼 수가 없다. 왼쪽 눈은 거의 실명 상태며, 몸이 만신창이가 됐다. 수치스러움 때문에 한국에 갈 수 없었고 시간이 지나면 나를 잊을 거라 생각해 피해 있었는데 이제 한국에 들어가 진실을 밝히고 죄인의 누명을 벗고 싶다"고 귀국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백지영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조용히 죽은 것처럼 살아왔다. 그래서 일부러 귀국 시기까지 늦췄는데 백지영이 자꾸 거짓말을 하고 나에게 모든 죄를 뒤집어씌우고 있다. 백지영은 이제 대중들에게 다시 사랑받는 스타가 됐는데 난 10년이 지나도 죄인으로 살아야 한다. 내가 왜 누굴 위해 미국에서 이렇게 힘들게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귀국을 결정했고 검찰 조사를 받아 내 결백을 증명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김시원 씨는 백지영에 대해 "악한 감정이 남아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나를 파렴치한으로 모는 것은 참을 수 없다. 제발 솔직해져라. 대중 앞에 솔직해져라"고 당부했다.

그는 '무엇에 대해 솔직해지라는 말이냐'라는 질문에 "기사에 표현할 수는 없는 얘기다. 그리고 또 잘못 말했다가 내가 나쁜 놈으로 몰릴지 모른다. 하지만 백지영만은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뭔가 '폭로'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그가 이 달 말 귀국 의사를 밝히자 비디오 사건의 피해자인 백지영은 9일 오후 4시 30분 서울 청담동 소속사 상마인드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나는 많이 담담해졌는데 다시 사람들이 그 일을 떠올리게 되는 것이 싫을 뿐"이라고 밝혔다.

김시원은 30일 귀국 후 곧바로 검찰에 자진출두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일간스포츠=이경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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