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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A, 알츠하이머병 치료 신약 승인

중앙일보

입력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17일 중기 내지 말기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신약 메만틴(상품명: 나멘다)의 판매를 승인했다.

이 약은 원래 20여년 전 독일 메르츠 제약회사가 여러가지 뇌질환 치료제로 개발한 것으로 1999년 중증(重症)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최초의 확실한 연구결과가 발표되면서 작년 유럽연합(EU)으로 부터 알츠하이머병 치료용으로 승인을 받았다.

이 소문이 미국에 퍼지자 알츠하이머병 환자 가족들이 이미 인터넷을 이용해 유럽으로 부터 직접 구입해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신경세포를 손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화학물질 글루타민산염을 활동을 차단하는 작용을 하는 메만틴은 미국에서 800명의 환자들 대상으로 실시된 일련의 임상시험 결과 이를 복용한 환자는 증세의 정도가 비슷한 다른 환자에 비해 먹고, 입고, 목욕하고, 외출하고 쇼핑하고 집안 일을 하는 능력이 월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만틴은 특히 증상이 보통정도이거나 아주 심한 환자에게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쓰이고 있는 아리셉트 등 4가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는 모두 알츠하이머병 초기단계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메만틴은 또 기존의 치료제들과는 다르게 뇌에 작용하기 때문에 보다 나은 효과를 얻기 위해 의사들이 기존의 치료제와 메만틴을 병행처방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었다.

기존의 치료제 아리셉트, 엑셀론, 레미닐, 코그넥스는 모두 신경세포들의 상호교신에 매우 중요한 아세틸콜린의 분해를 지연시키는 작용을 한다.

연구계획에 따라 메만틴과 아리셉트를 1년동안 섞어 복용했다는 루스 홉스(74, 켄터키주 윈체스터)는 1년 전만 해도 추수감사절을 기억 조차 못 했는데 이제는 기억하는 것은 물론 가족들과 함께 추수감사절 요리를 만들 정도가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FDA 신경질환 약물실장 러셀 카츠 박사는 "효과가 엄청나게 좋은 것은 아니며 복용 안 한 것 보다는 나은 정도"라면서 지나친 기대는 하지 말도록 당부했다.

미국에서는 일부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가족들이 메만틴 1개월분을 147-240달러에 유럽으로 부터 구입해 쓰고 있다.

메르츠 제약회사로 부터 메만틴의 미국내 독점판매권을 얻은 포리스 래보러토리스 사는 내년 1월부터 시판될 예정인 메만틴의 판매가격을 아직 밝히지 않고 있다.

미국에는 약450만명의 알츠하이머병 환자가 있으며 이 중 100만명은 중증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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