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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곶감 130억원, 조회수 126만회"…온라인서 대박 친 축제·특산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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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2일 열린 영덕대게축제 온라인 참가자들의 댄스경연 모습. [사진 영덕군]

지난달 12일 열린 영덕대게축제 온라인 참가자들의 댄스경연 모습. [사진 영덕군]

함양군, ‘온라인 축제’ 곶감 130억원 판매

경남 함양군은 최근 열린 올해 곶감 축제를 온라인 행사로 치렀다. 홈쇼핑 형태의 네이버 쇼핑라이브 등의 플랫폼을 통해 ‘제5회 고종시 곶감 축제’를 진행한 것이다.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오전 10시(네이버 쇼핑 라이브), 오후 2시와 4시(G팜TV)에 온라인 판매를 했는데 방송 때마다 주문량이 폭주했다.

 당시 판매된 곶감 판매금액은 3억원 규모지만 이른바 ‘대박’은 나중에 터졌다. 방송이 끝난 뒤 다양한 경로로 주문이 이어지면서 총 130억원가량의 곶감이 판매됐다. 현재 함양군 530여 곶감 농가 생산량의 60~70%에 달하는 규모다. 함양군 관계자는 “구매 연령층도 50대 이상에서 30~40대로 확대되고, 축제 참가도 지역에서 전국으로 확대되면서 고종시 곶감의 우수성을 전국적으로 알리는 계기가 됐던 것이 가장 큰 성과였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취소되거나 연기됐던 지역 축제가 온라인 속 다양한 플랫폼으로 부활하고 있다. 그동안 축제 취소 등에 따라 판로가 막혔던 지역특산물도 온라인 직판 시장을 통해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12일 영덕대게축제 기간에 경북 영덕군 강구면 블루센터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 모습. 이날 대게송에 맞춰 춤을 추는 플래시몹 행사가 이벤트 형식으로 열렸다. [사진 영덕군]

지난달 12일 영덕대게축제 기간에 경북 영덕군 강구면 블루센터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 모습. 이날 대게송에 맞춰 춤을 추는 플래시몹 행사가 이벤트 형식으로 열렸다. [사진 영덕군]

‘영덕대게 축제’ 유튜브 등 조회수 126만회

 지난달 막을 내린 영덕대게 축제도 온라인으로 대박을 친 이벤트다. 지난달 12일 경북 영덕군 강구면 블루센터에 대형스크린을 설치한 게 시작이었다. 당시 19개로 분할된 스크린 화면에는 우스꽝스러운 대게 옷을 입은 이들도 있고, 바다를 배경으로 대형을 갖춰 서 있는 이들도 등장했다. 온라인 영덕대게축제 프로그램 중 하나인 ‘영덕대게 플래시몹’ 행사 참가자들이었다.

 잠시 뒤 스피커에선 “너희들이 영덕대게 맛을 알어~”라는 목소리와 함께 ‘대게송’이 흘러나왔다. 그러자 시원한 바다를 배경으로 6명의 참가자가 화려한 군무를 선보인데 이어 다른 참가팀들의 댄스경연이 이어졌다. 진행을 맡은 장기진 MC와 유튜버 큐영은 해설과 함께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댓글도 소개해주며 행사 분위기를 띄웠다.

 당초 지난해 2월 열릴 예정이었던 제23회 영덕대게축제는 코로나19 여파로 무기한 연기됐다가 지난달 1일부터 한 달간 매주 금·토·일 오후 3~6시에 온라인상에서 치러졌다. 영덕군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오후 5시 기준 유튜브·페이스북·인스타그램 합한 총조회(노출) 수는 126만2288회에 달했다.

경북 문경시에서 지난해 10월 12일부터 31일까지 '2020 온라인 문경사과축제'가 열린 가운데 한 가족이 컴퓨터 앞에 모여 앉아 온라인으로 문경사과 구입을 하고 있다. [사진 문경시]

경북 문경시에서 지난해 10월 12일부터 31일까지 '2020 온라인 문경사과축제'가 열린 가운데 한 가족이 컴퓨터 앞에 모여 앉아 온라인으로 문경사과 구입을 하고 있다. [사진 문경시]

 지난해 11월 열린 ‘제4회 경남 고성 가리비 수산물 축제’도 온라인상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인스타그램 40만회, 유튜브 20만회, 블로그 20만회, 유튜브 콜라보 영상 5만5000회, 고성군 공식 홍보 채널 4만회 등 누적 조회 수 100만회를 기록하며 2억5000만원 어치의 가리비를 팔았다. 지난해 10월 열린 경북 문경시의 ‘2020온라인 문경사과축제’도 큰 인기 속에 312t(30억 원)의 사과를 판매했다.

 온라인을 통해 지역특산품을 판매하는 행사는 전국적으로 활성화되는 추세다. 축제 외에도 평소 농가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해 좋은 품질의 물건을 싸게 구매할 수 있다는 게 입소문을 타면서다. 최근에는 기존 쇼핑몰이 아닌 자치단체 차원에서 만든 플랫폼도 늘고 있다. 코로나19로 어려워진 지역 농가를 돕자는 착한 소비 운동도 더해지면서 새로운 유통문화의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괴산장터’ 등 온라인 쇼핑몰 흥행몰이 

 대표적인 곳이 충북 괴산군이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 ‘괴산장터’다. 이 장터는 지난해 코로나19 여파에도 매출액이 2.5배 증가했다. 지난해 괴산장터에서 판매된 농특산물 매출액은 13억5951만원으로 2019년 5억4816억원과 비교해 148% 증가했다. 군은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농가들의 온라인 장터 입점을 돕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괴산장터를 알린 효과가 매출 증대를 도운 것으로 분석했다.

 경기도는 지난해 2월부터 농산물 판매 온라인몰인 ‘마켓경기’를 운영하고 있다. 또 자체 개발한 공공배달앱 ‘배달특급’을 통해 지역 농산물 홍보·판매도 하고 있다. 지난달 10일부터 매주 목요일 오전 11시마다 열린 이벤트는 모두 1분도 안 돼 매진됐다. 선착순 100명에게 고구마·잡곡세트 등 경기도 농산물을 배송료 포함, 단돈 100원에 판매한 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경기도농수산진흥원 관계자는 “배달특급 이벤트에 참여한 고객들이 농산물에 만족해 마켓경기에서 실제 구매하면서 지난해에만 전년도보다 50% 늘어난 22억원 어치를 팔았다”고 말했다.

지난 15~19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함양군 고종시 곶감 축제 방송 모습. [사진 함양군]

지난 15~19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함양군 고종시 곶감 축제 방송 모습. [사진 함양군]

 전남 무안군은 지난해 지역농특산물 온·오프라인 매출 182억 원을 달성했다. 2019년 실적인 124억 원보다 46% 증가한 액수다. 코로나19로 각종 지역축제 취소와 관광객 감소에도 홈쇼핑, 라이브커머스(실시간 생방송) 등 온라인 판매와 로컬푸드 직매장 운영에 따른 결과다.

 전문가들은 “지자체별로 체계적인 계획·관리를 통해 차별화된 전략을 마련해야만 무분별한 온라인 쇼핑몰의 난립을 막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김미옥 충북연구원 6차산업 활성화 지원센터장은 “코로나 시대가 되면서 온라인이 트랜드라고 무분별하게 플랫폼을 만들다 보면 가장 중요한 소비자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며 “자치단체마다 어떤 물품을 대표로 내세울지 전략적인 고민과 함께 품질이나 가격이 적정한지 등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온라인 마케팅 전문회사 남선지티엘 주용제(58) 대표는 “도지사나 지자체장이 인증하는 인증서를 발급한다든지, 납품기일이나 품질 기준에 못 미치는 농가에 대해 온라인상점 입점을 취소하는 ‘삼진아웃제’ 등을 도입해 소비자 신뢰를 확보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창원·대구·괴산·화성·무안=위성욱·김정석·최종권·최모란·진창일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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