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은행 이자 제한” 주장에 반응은 가지각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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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정책위의장이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정책위의장이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양극화 해소를 위해 ‘은행 이자 제한’을 거론하면서 환영과 우려, 신중론이 뒤섞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홍 의장은 19일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코로나 상황에서도 가장 큰 이익을 보는 업종은 금융업”이라며 “은행권도 금리를 낮춰주거나 불가피한 경우 이자를 중단하는 등의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당내에서는 바로 신중론이 대두했다. 이낙연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자까지 정치권이 관여하는 것은 몹시 신중해야 한다”며 “아직 공식적으로 논의된 적은 없다”고 말했다.

반면 정의당은 “적극 환영”의 뜻을 밝혔다. 배진교 정의당 의원은 20일 논평을 통해 자신이 제안한 ‘은행 이자 멈춤’을 홍 의장이 수용한 데 대해 환영한다고 밝혔다. 배 의원은 “은행은 코로나 시대에도 큰 수익을 올리고 있다”며 “은행 이자 문제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임대료 문제 해결을 어렵게 하는 요소”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 18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실시 중인 대출 만기연장과 이자상환 유예 조치에 관해 “연장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언급한 상황에서 이자 제한까지 해야 한다면 예금 고객의 이자 지급까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국내은행의 지난해 3분기 실적을 두고도 양측은 다른 주장을 펼치고 있다. 정의당은 “2020년 3분기 국내은행의 이자수익은 10조 원대로 전년 대비 1000억원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3.5조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반면 금융권에서는 “2020년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0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8000억원이 감소했다”며 “은행 역시 수익성이 악화했다”고 분석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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