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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 많은 어깨, 운동이 윤활유

중앙일보

입력

인체의 관절 가운데 가장 운동 범위가 넓은 부위가 바로 어깨다. 원하는 방향으로 3백60도 회전이 가능하다. 그러다보니 무리하다가 탈도 많이 생긴다.

어깨가 아픈 것은 물론 팔을 움직이지도 못한다. 속옷 하나 입는데도 온갖 팔동작을 동원해야 한다. 어깨가 아플 땐 정형외과나 재활의학과를 찾는 것이 정답이다.

국내에서 팔과 어깨만을 전문으로 보는 경희대병원 어깨관절클리닉 이용걸 교수와 평촌성심병원 상지클리닉 이석범 교수의 도움말로 어깨질환의 예방과 치료에 대해 알아본다.

◇ 습관성 어깨 탈구

어깨를 둘러싸고 있는 관절낭의 손상이나 파열로 어깨가 불안정해 자주 빠진다. 10대와 20대에서 주로 생기며 한 번 탈구가 일어나면 90%에서 재탈구가 생긴다.

9대 1의 비율로 남자에게 많고 주로 미끄러지거나 넘어지는 등 운동을 하다 발생한다. 어깨가 빠질까봐 무거운 짐을 들지 못하며, 공을 던지거나 전철 손잡이를 잡다가 빠지기도 한다.

앞으로 빠진 전방 탈구의 경우 관절경으로 치료할 수 있으나 아래나 뒤로 빠진 경우 수술로 치료한다. 주로 겨드랑이 부위를 절개하므로 흉터는 잘 보이지 않는다.

수술을 하면 2박3일 정도의 입원이 필요하며 6주간 재활치료를 받아야 한다. 6개월 후부터는 테니스나 역기를 드는 운동도 가능하다.

한쪽 방향으로만 빠지지 않는 이른바 다방향 탈구는 관절낭이 느슨해져 생기며 수술이나 관절경보다 어깨근육 강화 운동만으로 80%는 좋아질 수 있다.

◇ 어깨근육 마모와 파열

병원을 찾는 어깨질환 중 가장 흔하다. 어깨를 돌리는 회전근개 등 어깨 근육이 노화나 외상으로 닳거나 찢어지는 경우다.

대개 40대 이후 발생한다. 어깨 통증과 함께 팔을 뒤에서 위로 들어올리지 못하는 등 운동범위의 제한이 나타난다.

오십견과 혼동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전문의의 진찰이 있어야 한다. 마모의 경우 재활운동으로 치료하며 파열의 경우 수술로 치료하는 것이 원칙이다.

◇ 오십견

어깨를 둘러싸고 있는 관절막이 여러가지 원인으로 퇴행과 염증을 일으켜 발생한다. 50대에 주로 생긴다는 뜻에서 오십견이란 이름이 붙었지만 최근 운동 부족과 자세 불량으로 30대 젊은 연령에서도 흔하다.

처음엔 통증이 나타나 서서히 심해지다가 나중엔 어깨와 팔이 얼어붙은 듯 움직이지 못한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수술보다 물리치료나 운동요법 등 재활치료를 받는 것이 원칙.

의사들 사이에서도 오십견은 난치병으로 불린다. 최소 1~2년은 아플만큼 아파야 낫게 된다고 알려져 있다. 조바심을 내지 말고 인내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거의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큰 후유증 없이 저절로 좋아지는 특징이 있으므로 안심해도 좋다. 다만 이 기간동안에도 적절한 약물복용과 재활치료를 하는 것이 증상완화에 도움을 주므로 치료는 계속 받는 것이 권장된다.

◇ 석회화 건염

어깨가 찢어지는듯 격렬하게 아파 잠을 못 이룰 정도다. 어깨의 힘줄에 석회, 즉 일종의 돌가루가 쌓여 생긴다. 돌가루의 크기는 작게는 1~2㎜에서 크게는 3㎝까지 다양하다.

원인은 명확하지 않다. 병원에서 X-선 촬영을 해보면 하얀 돌가루가 관찰되므로 쉽게 진단한다. 오십견과 구별하기 위해 어깨가 아플 땐 반드시 X-선 촬영을 해보는 것이 좋다.


과거에는 수술을 했지만 최근 충격파를 이용한 치료가 도입돼 간편하게 치료한다. 방광이나 콩팥 등 요로결석에 생긴 돌을 깨뜨리는데 사용하는 충격파와 비슷한 원리다.

방사선 투시기로 어깨관절 내부의 석회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한 뒤 외부에서 눈에 안보이는 충격파를 쏘아 분쇄한다. 당일 진료가 가능하며 시술시간은 30분 정도. 통증이 없으므로 마취가 필요없고 흉터도 생기지 않는 장점이 있다.

평촌 성심병원 이석범 교수팀은 최근 석회화건염 환자 1백명에게 충격파치료를 실시한 결과 85%에서 통증이 사라지고 팔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되는 등 효과가 있었다고 발표했다.

◇ 어깨 건강엔 운동이 최고

어깨도 기계처럼 녹슬지 않으려면 운동이란 윤활유가 필요하다. 어깨를 들어주는 운동이 좋다.

아픈 팔을 똑바로 머리까지 올리거나 침대나 탁자를 이용해서 팔을 걸친 뒤 몸을 숙였다가 펼치면서 어깨운동을 해준다. 수건이나 막대기를 잡고 아픈 어깨 관절 쪽으로 당겨주거나 회전시켜주는 동작을 반복해도 좋다.

◇ 팔에 흔한 질환

1. 습관적으로 앞쪽 방향으로 관절이 빠지는 어깨 불안정 증상 21%

2. 회전근개(어깨를 움직이는 근육) 마모 및 파열 19.6%

3. 오십견 18.2%

4. 팔꿈치 통증 9.4%

5. 골절 8%

6. 어깨관절 근육통 8%

7. 석회화 건염 2.4%

8. 퇴행성 관절염 1.6%

자료:경희대병원 정형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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