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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도 이젠 의술입니다

중앙일보

입력

당뇨와 고혈압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박모(55)씨. 그는 요즘 자신의 몸에서 일어나고 있는 고무적인 현상에 새삼 감사함을 느낀다.

혈당치가 60 가까이 떨어져 1백50수준을 유지하고,혈압은 130/80으로 안정을 되찾았기 때문.

무엇보다 흥미로운 것은 혈액순환 장애로 나타났던 종아리 통증의 변화다. 평소 조금만 걸어도 아팠던 통증이 이제는 한동안 느끼지 못할 정도로 개선된 것이다.

그에게 삶의 자신감을 불어넣어준 것은 '맞춤식 운동처방'이었다. 4개월 전 주치의는 그를 스포츠의학실로 보내 운동으로 병을 극복하도록 도와줬다.

운동도 약처럼 처방받는 시대가 됐다. 개인의 질병에 따라 운동 종목과 강도, 그리고 방법을 처방해줌으로써 병으로부터 탈출하도록 지원해주는 것.

이러한 운동 맞춤처방이 대학병원에 들어온 것은 1990년대 중반. 삼성서울병원을 필두로 서울아산병원.일산백병원 등에서 잇따라 도입했다.

최근에는 이러한 추세가 개원가로 확산해 지안 메디포츠(Mediports), 하늘스포츠의학클리닉, 김양수 맞춤운동처방센터, 헬스케어 운동처방센터 등 현재 전국에서 10여곳이 성업 중이다.

운동처방의 목적은 인체가 갖는 자연치유력을 회복시키자는 것. 지안 메디포츠 전영순 원장(여.재활의학)은 "우리나라 환자들은 의사와 약에만 의존하고, 스스로 재활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며 "맞춤운동은 의료와 스포츠를 결합시켜 개인에게 맞는 운동방법을 제시함으로써 평생 환자로 살게되는 고리를 끊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운동의 질병 치유효과에 대한 연구 논문은 무수히 많다. 운동이 혈압을 낮추고, 심장병을 예방하며 당뇨 수치를 떨어뜨린다는 것은 이미 오래전에 밝혀진 사실들.


최근 미국 국립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운동이 심장병과 뇌졸중을 예방.치료하는 메커니즘 하나를 밝혀냈다는 연구보고서를 냈다. 심장질환의 원인이 되는 혈관 염증 지표(CRP)가 비(非)운동그룹의 경우 운동그룹의 3배 가까이 되더라는 것이다.

삼성서울병원 스포츠의학실 제세영 임상운동사는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대학의 연구결과를 보면 운동을 열심히 하는 심장병 환자는 운동을 하지 않는 정상인보다 사망률이 훨씬 떨어진다"며 "운동은 이제 노화를 막고,건강하게 장수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의료와 운동을 결합한 스포츠의학센터의 기능은 다양하다. 대표적인 것이 성인병환자에 대한 관리. 고혈압.당뇨.폐질환자는 물론 심장수술을 받은 사람에게 효과적으로 활용된다.

서울아산병원 스포츠건강의학센터 김용권 임상운동사는 "성인병 환자 뿐 아니라 65세 이상 노인, 일반인 등 매월 3백명 가까운 환자들이 운동처방을 받는다"며 "증세가 심하지 않으면 가정이나 집 근처 운동시설을 이용하도록 프로그램을 짜준다"고 말했다.

환자들은 2주 단위로 재처방을 받으며 늦어도 3개월 정도 지나면 운동효과가 나타난다.

다음은 운동 손상의 예방 및 재활이다. 과학적인 운동검사를 통해 부상을 막고,체력을 강화하도록 개인에게 맞는 운동방법을 지도한다.

스포츠운동 프로그램의 경우 스포츠손상 예방 및 재활.체력강화.전신유연성 향상.체중조절.요통운동.관절염운동.성인병 운동.통증재활.치료마사지 프로그램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일반인의 운동능력을 검사해 건강증진과 성인병을 예방하도록 도와주는 것도 운동처방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다.

전영순 원장은 "현재의 건강 검진은 내장의 건강 상태만을 보는 반쪽 검사"라며 "근.골격을 체크하고, 체력 측정을 통해 개인에 맞는 건강유지법까지 지도해야 완전한 건강관리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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