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형간염 백신 생산 물고기 개발

중앙일보

입력

B형간염 백신을 근육에서 생산해 내는 물고기가 개발되었다고 영국의 BBC 인터넷판이 16일 보도했다.

싱가포르 국립대학 연구팀은 송사리 크기의 관상용 열대어인 제브라다니오를 유전조작해 그 근육에서 B형간염 백신을 생산하게 하는 데 성공했다고 BBC는 전했다.

이 연구팀을 지휘한 생물학 교수 공 지이얀 박사는 B형간염 백신 접종효과를 얻으려면 이 유전조작된 물고기를 산 채로 먹어야 할 것이며 그 이유는 익히먼 백신이 파괴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공 박사는 그러나 사람들이 흔히 먹는 연어같은 물고기에도 이러한 유전조작 기술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 박사는 전에도 식물이나 다른 동물을 통해 백신을 만들어내는 시도들이 있었지만 단백질이 충분히 생산되지 않아 실패했다고 지적하고 그러나 유전조작된 제브라다니오는 충분한 양의 단백질을 만들어 낼 수 있으며 어림잡아 근육의 kg당 백신 생산량이 27g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B형간염 감염이 가능한 동물들에 이 물고기를 먹여 항체가 형성되는지를 실험할 계획이라고 공 박사는 밝혔다.

공 박사는 물고기를 이용하면 다른 방법보다 싼 값으로 백신을 만들어 낼 수 있으며 또 물고기는 암소와 같은 포유동물과는 달리 사람에게 질병을 전염시킬 우려도 없다고 말했다.

공 박사는 이 유전조작된 물고기를 몇 마리나 먹어야 면역력이 생기는지는 아직 계산해 보지 못했으나 단백질 생산량이 높은 것으로 미루어 몇 마리만 먹어도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영국 퀸스 대학 미생물학-면역학 교수 짐 존슨 박사는 장(腸)을 통해 백신을 투여하려면 백신이 소화과정에서 살아남아 백혈구가 인식할 수 있는 형태로 혈관으로 흡수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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