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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병원] "환자만족 경영" 병원도 혁신 시동

중앙일보

입력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이 경영 혁신에 나섰다. 정보기술(IT)을 활용해 의료서비스를 첨단화하고, 기업의 고객만족 경영을 본받아 진료 체계를 환자 중심으로 바꾸는가 하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입원 기간도 가능한 줄이고 있는 것이다.

경영혁신의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최근 도입한 '모바일 호스피털 시스템'과 '서비스라인'제도. 모바일 호스피털 시스템의 경우 개인휴대단말기(PDA)와 휴대전화가 결합된 '스마트폰'을 의사 모두에게 나눠주고, 이를 이용해 언제 어디서든 병원의 주 컴퓨터에 무선으로 접속해 환자에 대한 정보를 받아볼 수 있게 했다.

환자에게 급한 일이 생겨 간호사들이 의사를 부를 때 스마트폰으로 전화를 걸어 이를 알리는 동시에 환자에 관한 데이터도 전송한다.

환자를 찾아가는 동안 치료에 필요한 사항을 파악할 수 있어 환자를 만난 뒤 진료 기록 카드를 읽고 이것저것 묻는 일이 크게 줄었다. 그만큼 빠른 의료 서비스가 가능해 진 것이다.

'서비스 라인'제도는 지난 3월 도입했다. 전에는 환자가 오면 내과에서 검진을 받고, 방사선과에 가서 X-선 촬영을 하고, 다시 따로 날짜를 잡아 외과 의사를 만나서는 수술 상담을 하는 식이었다.

이 제도를 도입한 뒤에는 환자는 한 곳에 머물러 있고, 내과.방사선과.외과 의사 등으로 이뤄진 진료팀이 환자를 찾아오는 식으로 바뀌었다.

의사 편의 위주에서 환자 중심으로 전환한 것이다. 이로 인해 심장병 환자의 경우 초진에서 수술까지 걸리는 기간이 과거 3주에서 8일로 대폭 줄었다.

이런 소문이 퍼져 서비스라인제 도입 후 초진 환자의 비율이 23% 늘었다. 병원 측은 "의료보험수가 체계상 초진이 재진보다 이익이 많아 서비스라인제가 병원 경영에도 큰 보탬이 된다"고 말했다.

또한 입원 기간과 수익간의 관계를 분석해 환자가 오래 입원할수록 병원의 수익이 떨어진다는 점을 파악, 입원 기간을 최소화했다.

가능하면 피부를 절개하지 않고 대신 내시경을 넣어 수술하는 등 회복 기간이 짧은 수술 방법을 택한 것도 한 방법이다. 이로 인해 현재 다른 대형 병원들은 평균 입원 기간이 10일인데 삼성서울병원은 7.2일이다.

경영 혁신을 위해 병원으로서는 드물게 세계적인 기업 경영 자문회사인 보스턴컨설팅으로부터 지난해 종합 경영진단도 받았다.


새로운 의료 서비스 개발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미국의 MD앤더슨 암센터의 영상진료. 현재 양기관 간의 협약이 추진되고 있다. 그렇게 되면 삼성서울병원에서 MD앤더슨 전문의의 온라인 영상진료도 받을 수 있게 된다.

이같이 전방위적인 경영 혁신을 추진하는 대형 병원은 아직 흔치 않다. 삼성 병원 이종철 원장은 "지난해 우리 병원이 적자일 정도로 현 의료보험 수가 체계에서는 병원 경영이 힘들다"며 "경영 혁신이 병원의 서비스 경쟁력과 수익성을 크게 높여주는 만큼 다른 병원에도 혁신 바람이 번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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