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자 폐암위험 측정법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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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자 중에서 폐암에 걸릴 위험이 가장 높은 사람을 가려낼 수 있는 혈액검사법이 개발되었다.

이스라엘 바이츠만 과학원의 즈비 리브네 박사는 미국 국립암연구소(NCI) 회보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흡연자 중에서 체내에 CGG-1이라는 효소가 부족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폐암에 걸릴 위험이 5-10배 높으며 담배를 피우지 않고 CGG-1 수치가 정상인 사람에 비해서는 무려 120배나 높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리브네 박사는 폐암환자 68명과 건강한 사람 68명을 대상으로 혈중 CGG-1을 측정한 결과 이같은 사실이 밝혀졌으며 이는 대부분 폐암이 흡연과 CGG-1 결핍이 겹쳤을 때 발생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흡연은 폐암의 주범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흡연자의 폐암 발생률은 10% 정도이다.

리브네 박사는 세포 안의 DNA가 손상되었을 때 이를 수리-재생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효소이며 이러한 효소 가운데 하나인 CGG-1은 특별히 담배연기로 손상된 DNA를 수리하는 기능을 수행한다고 밝히고 이 효소의 많고 적음은 혈액검사로 측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태양의 자외선, 흡연 등의 요인에 의한 DNA 손상은 하루에도 약 2만여회나 발생하며 이 때 DNA가 수리되지 못하면 암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고 리브네 박사는 지적했다.

그러나 CGG-1 결핍이 폐암을 촉진한다는 확증은 없으며 폐암 자체가 이 호르몬의 생산을 방해할 가능성도 있다고 일부 과학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예루살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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