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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자골목서 출마선언 나경원, 安 겨냥 "현 정권 도움준 사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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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독한 결심과 섬세한 정책으로 서울을 재건축하겠다”며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나경원

나경원

이날 오전 나 전 의원은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먹자골목에서 서울시장 선거 출마 선언을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 생계 문제 해결을 최우선으로 삼겠다는 뜻을 담았다고 한다.

“서울 시민 여러분, 많이 힘드시죠”라고 말문을 연 나 전 의원은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우리 국민은 위대했지만 정작 정치는 국민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전임 시장의 성범죄 혐의로 서울은 리더십조차 잃었다”며 “이대로는 안 된다. 독한 결심과 섬세한 정책으로 서울을 재건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먼저 나 전 의원은 ‘서울형 기본소득제’ 등을 도입해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이제 방역 속에서의 일상을 찾아야 한다”며 “의료 붕괴와 삶의 붕괴를 동시에 막을 수 있는 지속가능한 방역 수칙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서울 전역에 백신접종 셔틀버스를 운행 ▶중증환자 병상과 의료인력 추가 확보 ▶서울형 기본소득제 도입 ▶6조원 규모의 ‘민생 긴급 구조기금’ 설치 ▶코로나19 위기대응 특별채용 실시 등을 약속했다. 나 전 의원은 “바이러스 극복은 의학의 몫이지만 좌절 극복은 시정의 몫”이라며 “섬세한 시정으로 일상을 다시 찾아드리겠다”고 말했다.

부동산과 관련해선 “시민이 바라는 대로 해드리는, ‘마음껏 서울’을 철학으로 삼겠다”며 규제 중심 부동산 정책과 각을 세웠다. 나 전 의원은 “부동산 대책의 정답은 시민의 뜻에 있다. 집을 사고 싶은 사람은 사고, 돈을 빌리고 싶은 사람은 빌리고, 집을 짓고 싶은 사람은 짓고, 팔고 싶은 사람은 팔 수 있게 해드리겠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공시지가 결정과정에 서울시장 동의를 얻도록 명문화 ▶용적률‧용도지역‧층고제한 규제완화 및 재건축‧재개발 대대적 확대 ▶직주 공존 융‧복합 도시개발 추진을 제안했다.
이외에도 교육 정책으로 ▶25개구 25개 우수학군 조성 ▶구별로 2~3개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센터 건립 등을 내세웠다.

특히 나 전 의원은 야권 후보 중 지지율 선두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겨냥해 “쉽게 물러서고 유‧불리를 따지는 사람에겐 이런 중대한 선거를 맡길 수 없다. 중요한 정치 변곡점마다 결국 이 정권에 도움을 준 사람이 어떻게 야권을 대표할 수 있다는 말인가”라고 목청을 높였다.  이어 “문재인 정권 실정과 오만에 가장 앞장서서 맞서 싸운 소신 정치인, 뚝심있는 나경원이 정권심판의 적임자”라고 주장했다.

나 전 의원이 이날 출사표를 던지면서 야권의 서울시장 선거가 본격적으로 안철수‧오세훈‧나경원 3파전 구도로 굳어지고 있다. 앞서 지난 해 12월 20일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이어 지난 4일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안 대표가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출마하겠다며 ‘조건부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정치권에선 이들의 출마를 두고 “10년 전 서울시장 선거의 재연(再演)”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2011년 당시 안 대표와 나 전 의원은 오 전 시장이 사퇴한 후 열린 보궐선거에 각각 야권과 여권 후보로 출마해 경쟁했다. 당시 안 대표가 야권 재야 후보였던 박원순 변호사와 단일화하면서 야권이 선거에 승리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여성 후보”라는 점을 강조하며 두 사람과 대립각을 세웠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전임 시장의 여성 인권 유린에서 비롯됐다”며 “영원히 성폭력을 추방시키겠다는 독한 의지와 여성의 마음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섬세함을 갖춘 후보만이 이번 선거에서 승리를 담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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