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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천 명소 만들기' 프로젝트…힘겨루던 서울 4개구, 머리 맞댔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 안양천을 놓고 경쟁적으로 하천 사업을 벌이던 4개 구가 이번엔 머리를 맞댔다. 중복된 사업을 접고 안양천을 명소화로 만들자는 취지다.

 구로구는 12일 “서울 서남권의 대표하천인 안양천에 대한 종합적인 관리를 위해 구로를 포함한 4개 구가 뜻을 모으고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구로구와 금천구, 영등포구, 양천구가 맞닿아있는 안양천 전경. [사진 구로구]

구로구와 금천구, 영등포구, 양천구가 맞닿아있는 안양천 전경. [사진 구로구]

 한국지명유래집에 따르면 안양천은 경기도 의왕시 백운산 서쪽에서 발원해 군포와 안양, 광명을 거쳐 서울 4개 구로 흐른다. 금천구와 구로구, 양천구, 영등포구를 지나 물길은 한강까지 이어진다. 물줄기마다 대천, 오목내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다. 일제 강점기에 하천관리를 위해 하나의 이름으로 기록하게 되면서 안양천으로 통합돼 불리게 됐다.

 구로구는 이번 4개 구 업무협약에 대해 “안양천 생태복원과 휴식공간 조성 등 사업을 자치구별로 전개해오다 보니 그로 인해 하천관리 효율성이 저하되고, 사업중복 등 단점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구로구는 각 구의 경계를 뛰어넘는 안양천의 종합 관리체계를 수립하자며 업무협약을 제안했고, 3개 구가 화답하면서 이번 업무협약이 이뤄지게 됐다.

구로구와 금천구, 영등포구, 양천구가 맞닿아있는 안양천 전경. [사진 구로구]

구로구와 금천구, 영등포구, 양천구가 맞닿아있는 안양천 전경. [사진 구로구]

 이번 협약에 따라 4개 구는 안양천 종합관리계획을 함께 세우고, 생태복원 등이 천변을 따라 연속성을 갖도록 서로 연계하기로 했다. 또 안양천 내 특정 시설이 과다하게 설치되는 것을 막고, 각종 시설을 공유하기로 했다. 또 앞으로 안양천 50리 물빛 장미길 조성을 함께 할 예정이다. 산책로와 둔치 등이 연결되도록 해 시민들의 이용 편의를 높이고, 위해 식물 합동조사를 함께 해나가기로 했다.

이날 협약식에서 이성 구로구청장은 “금천, 구로, 영등포, 양천 모두 길이 연결돼 있어 벚꽃길 50리, 장미길 50리 등 같은 테마로 합동 사업도 가능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유성훈 금천구청장도 “코로나 시대를 맞아 녹색에 대한 주민들의 열망과 욕구가 높아졌다”며 “안양천이 코로나를 극복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김수영 양천구청장 역시 “구로, 영등포 등 인근 자치구를 자주 산책하며 양천구와 비교해보고 있다”며 “양천구도 사업을 함께 하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중 업무협약 제안이 있었다”고 반겼다. 김 구청장은 “더욱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안양천 관리가 가능할 것”이라며 “예산 확보도 같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은 “코로나19 이후 힐링, 녹지, 문화공간에 대한 주민들의 열망이 높다”며 “안양천이 문화, 생태, 체육을 함께 즐길 수 있는 힐링 공간이 되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현예 기자 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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