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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감염 전담 의료진 늘려야…"

중앙일보

입력

"올 봄 지구촌을 떨게 했던 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공포도 알고 보면 홍콩.대만.캐나다 등에서 병원감염에 조기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탓이라 할 수 있습니다.이런 일은 언제라도 발생할 수 있으므로 우리나라도 병원감염을 예방.감시하고 감염병 유행시 적절한 조처를 취할 전담 의료진을 보강해야 합니다."

전문가들이 올 가을 독감의 대유행과 사스 재출현을 경고하는 가운데 '병원감염관리학회' 강문원(가톨릭의대 감염내과 교수.사진)회장은 첫째 해결책으로 병원감염 관리의 필요성을 꼽는다.

병원감염이란 병원에 온 지 48시간 이후에 발생한 감염병. 주로 입원 환자.보호자.의료진이 감염대상인데 사스의 예에서 보듯 이들을 통해 지역사회로 전파돼 큰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병원감염을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에 대해 강교수는 "실태 파악이 우선"이라며 "병원감염이 발생했을 때 어느 병동에서, 언제, 몇%의 병원감염이 생기는지 아는 감시체제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그래야 감염 원인을 찾고 잘못된 점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것.

환자 발생시 즉시 격리, 직원대상 교육(손 씻기 등) 등의 정책도 실상을 알아야 효율적으로 수립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미국에선 2백50병상당 1명의 병원감염 관리 전담인력을 두고 있다고.

국내에선 몇몇 대형 대학병원에만 병원감염 전담 간호사가 있다. 강교수는 "전담요원에 대한 인건비, 감염 예방 실천방법 등이 병원경영에 압박을 주기 때문"이라며 "일례로 병원감염을 줄이려면 환자의 가래를 매번 새 팁으로 뽑아야 하나 이런 비용은 병원이 전액 부담하는 실정"이라고 털어놓는다.

장기적으로 병원감염이 줄면 환자 치료비.보험공단의 보험료 지출이 줄고, 병원도 장기 입원환자가 감소함으로써 병상 회전율이 높아져 환자.병원.의료보험공단 등 모두에게 이득이 된다.

강교수는 "적어도 3백병상 이상의 병원만이라도 감염 관리실과 전담요원을 둬야 한다"며 "다만 법의 취지가 실천되려면 병원감염 관리를 잘 하는 병원에 인센티브를 주는 등 제도적.재정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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