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독성'콜라 파문 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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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서 판매되는 코카콜라와 펩시콜라 일부 제품에서 인체에 해로운 성분이 검출됐다는 현지 환경단체의 주장이 나온 후 인도 곳곳에서 격렬한 반발과 함께 불매 운동이 확산되는 등 '콜라 전쟁'이 심화되고 있다.

인도 집권당 의원까지 가세한 불매 운동은 미국에서 판매되는 동일 제품에서는 아무런 독성도 검출되지 않았다는 환경단체의 주장에 격분한 인도인들의 동참으로 갈수록 확산될 조짐이다.

이런 상황에서 인도 보건 당국은 독성 여부를 '중립적으로 검증'하기 위한 조사를 긴급 지시했다. 당국자는 "중립적인 2개 기관에 조사를 의뢰했다"면서 그 결과가 나온 후 어떤 조치를 취할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사 결과는 내주중 나올 것으로 보인다.

평소 탄산음료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여온 코카콜라와 펩시콜라 두 회사는 이례적으로 공동 보조를 취하면서 이번 사태에 적극 대처하고 있다.

양사는 인도에서 판매되는 콜라에서 과다한 살충 및 독성 화학물질이 검출됐다는 주장이 "어불성설"이라면서 인도 법정에 진상 규명을 요청했다. 양사가 각각 제출한 청원은 "중립적인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인도 당국이 환경 단체의 주장에만 근거해 어떤 조치도 취해서는 안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독성' 콜라에 대한 인도인의 반발은 갈수록 확산되는 추세다. 인도 국방부는 8일 산하 매점과 식당에서 두 회사 콜라를 판매하지 못하도록 지시했다. 인도 의회 역시 유사한 조치를 취한 바 있다. 또 집권당 소속 의원들까지 가세해 뉴델리 중심가에서 코카콜라와 펩시콜라 병을 깨는 캠페인이 시작됐으며 갈수록 많은 사람들이 동참하고 있다.

이번 운동을 주도한 인사들은 "환경 단체의 폭로가 사실로 입증될 경우 콜라 배척 캠페인이 확대될 것"이라면서 "인도 거리를 오가는 콜라 배달 차량이 공격받는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코카콜라와 펩시콜라는 인도 탄산음료시장의 90%를 점유한 상황에서 한해 5억병 가량을 판매하고 있다.

양사는 인구 대국 인도의 경우 파키스탄과 중국에 비해 1인당 탄산음료 소비량이 현저히 낮은 수준이어서 향후 시장 전망이 특히 밝다고 보고 판촉에 주력해왔다.

코카콜라의 경우 지난 77년 인도 정부가 콜라 성분을 공개하라고 요구하자 철수했다가 지난 90년대 재진출한 바 있다. (뉴델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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