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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요람사, 자궁으로 되돌아가는 꿈 때문

중앙일보

입력

신생아가 잠 자다 원인 모르게 급사하는 일명 요람사(搖藍死)라고 불리는 유아급사증후군(SIDS)은 아기가 자궁으로 되돌아 가는 꿈을 꾸어 자궁에 있을 때 처럼 호흡을 중단하기 때문이라는 이색적인 학설이 나왔다.

뇌의 학습과 기억에 관한 전문적인 연구를 하고 있는 호주 커틴 공과대학 물리학과의 조지 크리스토스 교수는 '기억과 꿈: 창조적 인간 정신'이라는 저서에서 이같은 새로운 이론을 제시했다고 영국의 BBC 인터넷판이 5일 보도했다.

크리스토스 박사는 신생아는 수면 중 자궁 속에 있을 때의 꿈을 꾸며 이 때 마치 자궁 안에 있는 것처럼 착각해 숨쉬기를 중단, 돌연사에 이르게 되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자궁 속 태아는 양막액에 둘러싸여 있으면서 모든 산소는 모체로부터 공급받기 때문에 스스로는 숨 쉴 필요가 없다.

크리스토스 박사는 신생아는 수면 중 꿈이 나타나는 급속안구운동(REM) 수면시간이 8시간이나 된다고 말하고 이 때 신생아가 꿀 수 있는 꿈은 자궁 속에 있을 때의 것 말고 무엇이 있겠는가고 반문했다.

사람이 물 속에서 잠수하는 꿈을 꿀 때도 호흡을 중지한다는 연구보고서도 미국에서 발표된 일이 있다고 크리스토스 박사는 지적했다.

크리스토스 박사는 신생아가 엎드린 자세로 잠을 잘 때 급사 위험이 크다는 것도 자신의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바로 그 자세가 자궁에 있을 때 자세와 같아 자궁 속에 있을 때의 꿈을 꿀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 이색적인 이론은 입증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신생아의 꿈에 관해서는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 신생아는 생후 첫 몇 달 동안은 일반적인 의미의 꿈을 꾸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과학자들도 있다.

SIDS 전문의들은 이 새로운 이론을 뒷받침할만한 사례는 아직 없다고 말하고 있다.

보통 생후 6개월 안에 빈발하는 SIDS는 영국, 미국 등에서 아기를 엎어 재우지 말고 똑바른 자세로 재우라는 캠페인이 시작된 이후 발생빈도가 크게 줄어들었지만 그 정확한 원인은 아직 규명되지 않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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