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 life] 귀하신 그 와인이 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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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 와인에도 명품이 있다.

일반적으로 컬트 와인(Cult Wine) 또는 부티크 와인(Boutique Wine)이라고 부르는 것들이다. 예를 들어 나파밸리 실버오크의 카베르네 소비뇽은 뉴욕 맨해튼의 백만장자들이 마시는 와인으로 소문나 있다.

한마디로 컬트나 부티크 와인은 최적의 조건을 갖춘 포도밭에서 가장 잘된 포도송이만 골라 만든 것. 그래서 한해 컬트 와인은 보통 1천 상자(한 상자에 12병), 부티크 와인은 1만 상자 정도밖에 생산하지 못한다. 값도 비싸지만 워낙 양이 적다보니 웬만한 와인은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현지 와인 매니어들도 접하기 어렵다.

이들 와인 중 실버오크(SIVER OAK).바넷(BARNETT).마야카마스(MAYACAMAS) 등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에 있는 유명 와이너리의 명품 와인들이 최근 국내 시장에 상륙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캘리포니아에 있는 ART사(서울사무소 02-518-3456)가 최근 수입권을 따내 국내 판매를 시작한 것. ART사 홍덕근 사장은 "명품 와인을 생산하는 와이너리 오너들은 워낙 자신의 와인에 대한 자긍심이 강해 한국 판매를 성사시키는데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말했다.

물론 원하는 양만큼 공급받은 것은 아니다. 5개 와이너리의 여덟가지 와인이 모두 4천 상자에 불과하다. 명품 와인의 '명성을 지켜나가는 것을 봐서' 해마다 조금씩 양을 늘려 받기로 했다고 한다.

ART사는 미국에서 한국 창고까지 국내 처음으로 냉장 컨테이너로 와인을 운반했다. 보통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와인들은 일반 컨테이너에 선적돼 수입된다. 배가 적도를 지나는 경우 컨테이너 안의 와인들이 급격한 온도 변화를 겪는데, 이때 품질에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그래서 "현지의 것과 맛이 다르다"는 얘기가 나온다.

서울와인스쿨의 김준철 원장은 "미국 본토에서도 구하기 힘든 최상급 와인을 국내에서 마실 수 있어 반갑고, 냉장 컨테이너로 운반해 싱싱한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니 더욱 기대된다"고 말했다. 처음 들여온 탓에 이들 와인은 서울 갤러리아백화점의 '에노테카' 와인숍과 인터컨티넨탈호텔 등 일부 특급호텔에서만 판매 중이다.

유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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