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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와 소상공인의 협업…DDP디자인페어 베스트어워드 선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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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건축물과 수목을 비추기 위해 디자인된 조명. 야외 수목등의 디자인을 업그레이드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대표이사상 수상.[사진 서울디자인재단]

건축물과 수목을 비추기 위해 디자인된 조명. 야외 수목등의 디자인을 업그레이드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대표이사상 수상.[사진 서울디자인재단]

단순하고 조화로운 형태로 나무와 철재가 가지고 있는 재질감을 잘 드러낸 후크와 선반. 박지현 디자이너와 일상사물이 협업해 만들었다. 서울시장상 수상. [사진 서울디자인재단]

단순하고 조화로운 형태로 나무와 철재가 가지고 있는 재질감을 잘 드러낸 후크와 선반. 박지현 디자이너와 일상사물이 협업해 만들었다. 서울시장상 수상. [사진 서울디자인재단]

360도 자유자재로 각도가 조절되는 테이블 조명, 전통 목가구 소반을 닮은 철제조립 테이블, 버려지는 병을 활용해 탄생시킨 유리컵···. 현재 온라인에서 열리고 있는 DDP디자인페어에서 높은 완성도로 눈길을 끈 제품들이다. 서울디자인재단(대표 최경란)은 'DDP디자인페어'(이하 DDP페어)에 출품된 총 103개의 제품 중 7개를 선정해 지난 22일 'DDP베스트디자인어워드'를 시상했다. DDP페어는 청년 디자이너와 제조 소상공인이 협업해 개발한 신제품을 선보이는 디자인 비즈니스 런칭쇼. 페어는 지난달 20일에 개막해 현재까지 접속회수 30만회 이상을 기록했다. 최종 수상작은 조형성과 실용성은 물론 생산 과 시판 가능성이 큰 제품들이었다.

서울디자인재단, 베스트어워드 7개 #디자인과 실용성, 생산·유통 가능성 #디자이너, 제조브랜드 영문 소개오픈 #"지속성이 관건, 1년 내내 가동돼야"

그동안 국내에서 다양한 디자인 전시가 열려왔지만 DDP페어는 그 개념과 과정에서부터 확연히 차별화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기존 전시가 디자이너의 아이디어에 중점을 두었다면 DDP페어는 디자이너와 제조 소상공인의 기술을 연결하고 생산 가능성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춘 것. 디자인 생태계 구축의 플랫폼 역할을 자처한 국내 유일의 페어인 셈이다. 최종 심사엔 제품 디자인·판매 전문가 14인이 참여했으며 12월까지 진행된 온라인 시민투표 결과를 반영했다.

진화하는 조명 디자인

강근영·윤이나 디자이너와 램프랜드가 함께 개발한 조명 '버블'. 유리볼 등을 메인으로 주변 액세서리 조합을 변화시키면 다양한 변신이 가능하다. 대표이사상 수상. [사진 서울디자인재단]

강근영·윤이나 디자이너와 램프랜드가 함께 개발한 조명 '버블'. 유리볼 등을 메인으로 주변 액세서리 조합을 변화시키면 다양한 변신이 가능하다. 대표이사상 수상. [사진 서울디자인재단]

신봉건 디자이너와 황덕기술단이 함께 개발한 테이블 조명. 감각적인 디자인에 효율적인 제조 공정에 대한 고민까지 녹인 젝품으로 높은 평가를 받아 서울시장상을 수상했다. [사진 서울디자인재단]

신봉건 디자이너와 황덕기술단이 함께 개발한 테이블 조명. 감각적인 디자인에 효율적인 제조 공정에 대한 고민까지 녹인 젝품으로 높은 평가를 받아 서울시장상을 수상했다. [사진 서울디자인재단]

이번 페어에서 가장 눈부신 성과를 보여준 부문은 '조명'이었다. 최종 수상작 7개 중 조명이 3개 포함됐다. 신봉건 디자이너와 황덕기술단(김희규 대표)이 함께 개발한 '웨이트 라이트' (서울시장상), 디자이너 강근영·윤이나와 램프랜드(신상윤 대표)가 협업해 만든 모듈화 조명 '버블'(대표이사상), 손동훈 디자이너와 KKDC(추건국 대표)가 함께 개발한 수목등 '탱고'(대표이사상) 등이다.

'웨이트 라이트'는 디자인과 기능성 모두에서 월등한 평가를 받았다. 심사에 참여한 정미 이온 SLD 대표는 이를 가리켜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디자인이고, 목업(mock-up·실물 크기 모형)의 완성도도 뛰어났다, 디자이너와 업체의 협업이 매우 잘 이뤄진 사례"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심사위원 최훈규(콘란샵 치프바이어)씨는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과 컬러감 등에서 시판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였다, 수입 조명과 견주어도 빠질 게 없었다"고 말했다.

'버블'은 유리볼 디자인을 메인으로 주변 액세서리 조합을 어떻게 바꾸느냐에 따라 펜던트나 플로어, 혹은 테이블 조명으로 만들 수 있는 조명이다. 심사위원들은 "자기만의 조명을 갖고 싶어하는 요즘 소비자들의 심리를 잘 반영한 디자인"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탱고'는 건물이나 수목에 빛을 비추는 조명이다. 심사위원 구병준 pps corp 대표는 "기존 수목등은 기능 위주로만 만들어졌는데 탱고는 그 발상을 뒤집었다. 아름다운 수목등이 공원 등 공공장소의 미관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도전정신 보여준 가구와 리빙  

고정호 디자이너와 철제 가구 제조업체 탐킨이 함께 만든 철제 소반과 선반 . 1인 가구를 겨냥한 조립식 가구로 서울시장상을 수상했다. [서울 디자인재단]

고정호 디자이너와 철제 가구 제조업체 탐킨이 함께 만든 철제 소반과 선반 . 1인 가구를 겨냥한 조립식 가구로 서울시장상을 수상했다. [서울 디자인재단]

양정모 디자이너와 벤텍퍼니처가 함께 개발한 고주파 레이저 성형 의자. 다리, 좌판등받이의 미적 균형이 적절하고 사용자의 편의를 위해 각도와 크기를 적용했다. 대표이사상 수상. [사진 서울디자인재단]

양정모 디자이너와 벤텍퍼니처가 함께 개발한 고주파 레이저 성형 의자. 다리, 좌판등받이의 미적 균형이 적절하고 사용자의 편의를 위해 각도와 크기를 적용했다. 대표이사상 수상. [사진 서울디자인재단]

박선민 디자이너와 그리고글라스의 '리보틀'. 버려지는 병을 활용했다. 대표이사상 수상. [사진 서울디자인재단]

박선민 디자이너와 그리고글라스의 '리보틀'. 버려지는 병을 활용했다. 대표이사상 수상. [사진 서울디자인재단]

가구 부문에선 고정호 디자이너와 철제가구 제조업체 탐킨(이양준 실장)이 개발한 조립 소반 ‘철제공고상'(서울시장상), 양정모 디자이너와 벤텍(한용현 부사장)이 협업해 만든 고주파 레이저 성형의자(대표이사상)가 수상했다. 철제공고상은 크라우드 펀딩을 거쳐 본격 제작·판매에 도전할 예정이다. 철제공고상은 "모던한 디자인에 소비자가 직접 조립할 수 있고, 제조도 무리가 없을 것"(구병준 심사위원)이란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고, 고주파 레이저 성형의자는 "도전정신이 돋보였다"(최훈규 심사위원)는 평가를 받았다.

리빙 부문에선 박지현 디자이너와 제조 소상공인 일상사물(김현경 대표)이 만든 선반과 후크 '에페(Efe)'(서울시장상)와 박선민 디자이너와 유리공방 그리고글라스(윤태성 대표)의 '리보틀(re:bottle)'(대표이사상)이 선정됐다. 심사위원 안강은 INNE 대표는 "에페는 나무와 철제의 재질감이 잘 조화를 이뤘다. 구조적으로 건축적인 요소를 갖춘 것도 눈길을 끌었다"고 말했다. 하미영 숙명여대 교수는 리보틀 시리즈에 대해 "심플한 조형에 실용성도 있고, 버러진 유리병을 활용해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를 실천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DDP페어, 해외 진출 창구가 목표  

디자인 전문가들은 이번 DDP페어에서 "한국 디자인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입을 모았다. 한경하 우퍼디자인 대표는 "중소 제조업체가 디자인과 손을 잡았을 때 경쟁력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 확인한 기회였다"고 말했다. 박근하 루밍 대표도 “바로 양산에 들어가도 될 정도로 전체적 제품의 품질이 매우 높았다. 출품작 중에서 비즈니스 성공 사례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미 대표는 "제조 소상공인과 디자이너를 연결하는 플랫폼은 한시적이 아니라 1년 내내 운영돼야 한다"면서 "조만간 해외에서도 이를 통해 국내 디자이너와 제조 소상공인을 주목할 날이 올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서울디자인재단은 DDP페어를 글로벌 페어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그 첫걸음으로 한국의 제조 기술력과 디자인 역량을 널리 알리기 위해 지난 14일 온라인 플랫폼에 영문 페이지를 오픈했다. 최경란 서울디자인재단 대표는 "코로나19의 위기에도 불구하고 많은 디자이너와 제조업체가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면서 "DDP페어가 산업생태계 발전을 주도하는 플랫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 올해 가장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이어 "소확행과 개인·가정 중심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새로운 시장을 적극적으로 준비해야 한다"며 "디자인과 기술의 협업은 앞으로 국내 제조업 경쟁력 강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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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 문화선임기자 ju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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