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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만 걸리는 아데노 바이러스 폐렴 조심

중앙일보

입력

어린이에게 치명적인 아데노 바이러스 폐렴 환자가 전국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서울대의대 소아감염학 이환종 교수는 "지난 5월 한달간 서울대 어린이병원에서 심한 폐렴증상을 호소하는 환자 중 15명에게서 아데노 바이러스(7형, 3형)가 배양됐고 이 중 한 명이 사망했다"고 11일 밝혔다. 바이러스는 배양 후 확인까지 한달 정도 걸리므로 앞으로 환자 수는 훨씬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환자 발생이 전국적인 양상을 띠고 있어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서울대 분당병원 소아과 최은화 교수는 "증상이 심했던 환자 중 6명에게서 아데노 바이러스가 확인됐다"며 "이 중에는 전주에서 옮겨온 환자도 있다"고 말했다.

또 제주대의대 소아과 홍정연 교수도 "예년에 없던 고열.기침.호흡곤란 등 아데노 바이러스 폐렴으로 생각되는 환자가 지금까지 열명 정도 내원했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에서 사망한 어린이(4세.남)는 춘천에서 전원된 환자다.

아데노 바이러스 폐렴은 가장 치사율이 높은 어린이 바이러스성 폐렴으로 분류된다. 전신적인 증상이 나타나고, 회복 후에도 폐기종.폐 섬유화 등 심각한 후유증이 20~30%에서 나타난다.

이교수는 "우리나라에서는 1996년 처음 7형 아데노 바이러스가 유행했고, 당시 치사율은 20%에 이르렀다"며 "현재 추세로 볼 때 환자 발생이 96년을 능가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아데노 바이러스 폐렴은 환자와의 직접 접촉, 또는 침이나 공기를 통한 간접 접촉으로 쉽게 전파된다. 특징은 어른은 감염돼도 증상이 없거나 가벼운 감기처럼 앓다가 지나가지만 어린이는 치명적이라는 것이다.

이교수는 "어린이가 있는 집안에선 집안 식구 모두 외출 후 손씻기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지키고, 가벼운 폐렴도 증상을 유심히 관찰해 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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