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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설차 제조 비법 "있다 - 없다" 소송전

중앙일보

입력

"작설차를 만드는 독특한 제조 비법이 있다."(신광수씨)

"비법은 따로 없다."(지허 스님)

전 선암사(전남 순천시 소재) 주지의 아들과 현 선암사 주지가 작설차 제조법을 놓고 소송에 휩싸였다.

1987년까지 선암사 주지를 지낸 용곡 스님의 아들이자 농림부 지정 전통식품 명인인 신광수씨는 '지허 스님의 차(茶)'라는 책을 펴낸 현 선암사 주지 지허 스님과 출판사인 김영사 등을 상대로 3억원의 손해 배상 청구 소송을 2일 서울지법에 냈다.

"'전통적인 차 제조법은 한가지밖에 없는데도 작설차에 특별한 비법이 있는 것처럼 정부가 인정해 명인으로 지정한 것은 잘못 됐다'는 내용 등을 담은 책을 펴내 명예를 훼손했다"는 게 신씨의 주장이다.

신씨는 "모든 차는 제조 방법과 과정에 따라 엄연히 그 맛과 향이 다르다"면서 "40여년간 차를 연구하면서 독특한 제조 비법을 얻어 명인이 됐는데 출판물이 이를 왜곡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지허 스님은 "한국 전통차 문화 왜곡을 막기 위해 정부가 작설차를 올바로 알아야 한다는 주장을 했을 뿐이며, 책에서 신씨를 직접 거론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또 "작설차는 신씨의 주장처럼 모양만 '참새 혀' 같아서는 안되고 색깔이 자색빛이 나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신씨는 지난해 10월 문화관광부에 전통차 제조에 대한 중요 무형문화재로 지정해 달라고 신청했고, 지허 스님도 한달 뒤 같은 신청을 했다.

무형문화재 지정 신청에 대해서는 "신씨와 무관하게 2년 전부터 준비한 것이며, '자생차 보존회' 회원들이 나를 추천해 신청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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