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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스바이러스 아직 정체 불투명

중앙일보

입력

미국과 캐나다 과학자들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해독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이 바이러스의 정체를 제대로 규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 등 미국 언론들이 1일 보도했다.

미국과 캐나다 과학자들은 유전자 구조를 해독했음에도 아직 사스 바이러스가 어디서 유래했고, 이 바이러스가 왜 사람을 사망시키고 감염시키는지에 대해 아무런 단서를 찾아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사스 증상을 전혀 보이지 않는 사람들조차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을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사스 바이러스와 비교할 수 있는, 유사한 바이러스가 없기 때문에 비밀을 밝혀내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미국과 캐나다의 과학자들은 말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마크 팰란쉬는 "사스 바이러스가 다른 바이러스들과 너무 다르다는 사실이 사태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팰란쉬와 동료들로 구성된 국제 연구팀은 지난 3월 환자 치료 후 사스로 사망한 세계보건기구(WHO) 관리 카를로 우르바니 박사의 몸에서 샘플을 채취해 2주만에 유전자의 염기서열을 해독했다. 또 캐나다의 과학자들은 토론토의 사스 환자 몸에서 채취된 샘플에서 사스의 유전자 구조를 밝혀냈다.

과학자들은 이 바이러스가 동물에서 사람으로 옮겨졌을 수 있다고 믿고 있으나 아직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으며 염기서열의 해독도 이 의문을 푸는데 도움을 주지 못했다.

미국과 캐나다 연구팀이 해독한 사스 바이러스의 유전자는 3만개의 염기쌍중 10개 정도가 다를 뿐 거의 같지만, 다른 코로나 바이러스들과는 매우 다르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CDC의 조 아이스노글은 약 10여개의 코로나 바이러스의 유전자 염기서열이 해독됐으나, 훨씬 더 많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사스 바이러스는 일부 사람들에게는 훨씬 약한 병을 일으키며, 증세가 없는 사람에게서도 발견될 수 있다고 캐나다 국가미생물학연구소의 프랭크 플러머가 밝혔다.

그는 ▲사스에 노출된, 건강하거나 조금 아픈 사람들과 ▲이 바이러스에 노출되지 않은 것으로 믿어지는 사람들에게서 사스 관련 변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발견해냈다고 밝혔다.

플러머 박사는 사스 의심환자나 사스 추정환자가 아닌 것으로 간주되는 430명의 환자들 중 14%인 60명에게서 사스 바이러스를 발견해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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