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백신 왜 못구했나 답하라”…문 대통령 지지율 36.7% 또 최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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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방역 성공 여부에 관심과 기대가 실린 결과로 보인다.”

K방역 흔들리자 지지율 계속 하락 #신천지 등 ‘탓할 곳’ 사라진 탓 분석

한국갤럽이 8월 3주 차 여론조사 보고서에 담은 내용이다. 전주 조사에서 취임 후 최저치(39%)였던 문재인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평가가 47%로 반등해서다. 8·15 보수 집회를 전후로 하루 확진자 수가 200명대로 치솟은 점이 원인으로 꼽혔다. 여권에선 “흐트러짐 없는 ‘K방역’이 지지율의 버팀목”이란 말이 나왔다.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최근엔 달랐다. 지난주 조사(12월 8~10일)에서 긍정평가(38%)는 최저치를 경신했다. 부정평가(54%)도 최고치였다. 긍정평가 이유로 ‘코로나19 대처’ 항목을 꼽은 응답자 비율은 2주 만에 35%→27%→25%로 추락했다.

14일 공개된,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7∼11일 닷새 동안 조사한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긍정평가는 36.7%로 나타났다. 전주보다 0.7%포인트 아래로, 현 정부 출범 후 최저치다.(95% 신뢰수준에 ±2.0%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정치권에선 ‘K방역의 지지율 마법’이 사라졌을 가능성에 주목한다. 일단 정부·여당이 남 탓을 하기 어려운 구조다. 민주당 관계자는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상향 조치를 숙고하는 과정에서 확산세가 빨라진 것 아니냐”며 “결국 방역 성공, 실패의 책임이 온전히 정부로 향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1차 확산 땐 신천지교회, 2차 확산 때 보수 집회를 비난하곤 했다.

문 대통령 책임론도 제기된다. 낙관적 언급을 한 직후 상황이 악화했을 뿐 아니라, 전면에서 책임지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더욱이 선진국에서 백신 접종이 시작된 데 비해 우리는 물량 확보조차 애매한 상황이다. 야당은 이 점을 파고들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문 대통령을 향해 “지난 3월 코로나 백신 개발을 공언했는데 진행 상황을 소상히 보고해달라”며 “미국·영국 등은 이미 접종이 시작됐는데 우리는 왜 백신 구입도 제대로 되고 있지 않은지 국민적 궁금증에 대한 답변을 요구한다”고 했다.

오현석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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