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늘어나는 ‘꼬부랑 할머니병’ 약침 등 비수술 치료 효험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715호 28면

생활 속 한방

올해만큼 다사다난한 해도 없었던 것 같다. 연초부터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지금까지 이어지면서 일상의 많은 부분이 변했다. 올해를 되돌아보면 척추 건강에는 참 좋지 않은 해로 기억된다. 신체활동이 줄어들면서 근육량은 감소하고 지방은 몸에 축적됐을 것이다. 가뜩이나 척추 환자는 매년 증가하는데, 척추 건강과 밀접한 요소는 악화했다. 아마 척추질환을 갖고 있던 사람들은 증상이 더욱 악화하고, 건강했던 사람들의 척추에도 문제가 생기지 않았을까 노파심이 든다.

척추관협착증 5년새 30% 급증 #고령화로 1년 10만명씩 증가 #허리디스크 환자 추월 코앞 #약침, 통증·보행 개선에 효과 #재발 방지 위해 유산소 운동을

보행 장애 등 초래해 삶의 질 위협

특히 면역력이 약한 시니어들은 더욱 활동을 꺼리게 돼 사정이 좋지 않았다. 우리나라 노인의 30%가량은 비만이라는 통계가 있다. 비만은 근골격계의 퇴행을 앞당기는 요인이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신체활동이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비만인구도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18년 건강검진 통계’에 따르면 한국인의 38.2%는 비만이다. 지난 2014년 32.8%이던 비만율은 최근 5년간 지속해서 증가해 40%를 목전에 두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확찐자’라는 신조어가 생겨난 점을 미루어 보았을 때 코로나19로 인해 비만 인구는 필연적으로 늘었을 것이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2020년을 마무리하는 요즘, 시니어들이라면 척추 건강을 점검해야 한다. 그 중에서도 척추관협착증에 관심을 갖길 바란다. 척추관협착증 환자의 증가세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최근 척추관협착증 환자가 허리디스크(요추추간판탈출증) 환자 수를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 현재의 추세면 ‘초고령 사회’ 진입이 예고되는 2025년에는 척추관협착증 환자 수가 허리디스크 환자 수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추 중앙에 위치한 신경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을 압박해 복합적인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척추관이 좁아지는 원인은 척추의 퇴행으로 인해 후종인대와 후관절 같은 척추관의 구조물이 비정상적으로 증식하기 때문이다.

척추관협착증의 증상은 허리디스크와 비슷하지만, 허리를 굽히거나 쪼그리고 앉으면 통증이 완화한다는 특징이 있다. 척추관협착증 환자들은 통증을 피하기 위해 허리를 굽히고 다니는 경우가 많다. 척추관협착증이 ‘꼬부랑 할머니병’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척추관협착증 환자는 지난 2015년 134만8965명에서 지난해 172만5490명으로 증가했다. 5년 사이에 환자가 약 30%나 늘었다. 1년에 10만명씩 환자가 늘고 있다는 뜻이다. 반면 허리디스크 환자는 같은 기간 약 9% 증가하는 데 그쳤다. 허리디스크 환자는 지난해 206만3806명으로 척추관협착증 환자보다 33만8316명 많았지만, 현재의 추세로 본다면 머지않은 시기에 척추관협착증 환자가 허리디스크 환자를 추월할 가능성이 높다. 지금까지 허리디스크가 ‘국민 질환’이라고 불렸다면, 앞으로는 척추관협착증이 그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우리나라의 빠른 고령화 속도와 관련이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는 768만4919명으로, 전체 인구의 14.9%를 차지했다. 이미 고령 사회에 진입한 상태다. 우리나라는 2025년엔 노인 인구가 전체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초고령 사회’로 접어들 전망이다.

척추관협착증은 심각한 보행 장애를 초래해 삶의 질을 위협한다. 척추관협착증 환자의 대부분은 노인이다. 하지만 노인들은 질환이 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치부해 적극적으로 치료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노인들에게 효과적인 치료법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전체 척추관협착증 환자에서 65세 이상 노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60% 이상이다. 2015년 85만1599명에 그쳤던 노인 척추관협착증 환자는 지난해 113만2823명으로 약 33%(28만1224명) 증가했다. 이러한 추세가 앞으로도 지속할 것으로 관측된다.

척추관협착증 치료는 주로 비수술 치료를 권한다. 따라서 비수술 치료 단계에서 척추관 내 염증을 제거하고 신경을 회복시켜 통증을 줄이고 보행 능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의료계에서도 척추관협착증에 대한 다양한 비수술 치료법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방 약침액인 ‘신바로2(SHINBARO2)’의 척추관협착증 치료 효과에 대한 기전이 밝혀지기도 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와 서울대 약대 연구팀은 인위적으로 실험 쥐에게 척추관협착증을 유도한 후 신바로2를 약침 및 경구 투여한 결과, 실험 쥐의 염증과 통증이 완화됐으며 보행능력도 개선됐다. 이는 신바로2가 통증을 유발하는 염증 물질들을 유의미하게 하향 조절했기 때문이다. 또 척추관이 좁아져 척수 형태가 망가진 실험 쥐들의 척수가 정상 형태로 구조적 회복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비수술 한방치료는 척추관협착증을 앓고 있는 노인들의 신체 부담을 줄이면서도 통증과 보행 장애를 해소할 수 있어 삶의 질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척추관협착증 환자들에게 한방치료가 효과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이유다.

스쿼트 등 근력 운동 병행하면 좋아

다만 척추관협착증은 완치가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재발 가능성도 높다. 치료와 함께 꾸준한 관리를 병행해야 한다. 특히 척추에 나쁜 자세나 습관을 고치지 않으면 증상이 점점 심해지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요즘처럼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을 때는 자신의 생활 습관을 점검해야 한다. 의자에 장시간 앉아있거나 장시간 구부정하게 있는 행동은 척추에 부담이 되므로 최대한 줄여야 한다. 비만일 경우 몸무게로 인한 부담이 척추에 가해지기 때문에 체중조절도 해야 한다.

척추관협착증 예방의 핵심은 운동이다. 특히 유산소 운동은 필수다. 이때 근력 운동을 병행해 근육을 늘려주면 좋은데 ‘스쿼트’가 도움이 된다. 단 규칙적으로 꾸준히 해야 효과가 있고 잘못된 방법은 무릎에 부담이 될 수 있으니 주의한다. 근육 총량을 늘리려면 하루 20회씩 5세트를 해야 한다. 노인의 경우 유산소 운동을 할 때 숨이 조금 찰 정도의 속도로 걸어야 효과가 있다. 바깥출입이 어렵다면 ‘제자리 걷기’도 좋다.

정신없이 보낸 한 해를 마무리하는 지금, 자신을 점검해 보자.

송주현 노원자생한방병원 병원장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