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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스 감염 경로는]

중앙일보

입력

현재까지 사스의 원인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추정되고 있다. 환자의 검체에서 이 바이러스가 분리된 데다 감염된 환자의 혈청에서 이에 대한 항체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러면 코로나 바이러스란 어떤 병원체인가. 이에 대해 국립보건원 호흡기 바이러스과 강춘 과장은 "코로나 바이러스는 1.2.3군으로 분류되는데 1.2군은 사람 혹은 개.고양이 같은 동물을 감염시키며 3군은 조류에 질병을 일으킨다"고 설명한다.

사람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가벼운 감기를 일으키다 저절로 낫는 게 보통이다. 문제는 지금 사스와 같은 심한 호흡기 증상을 일으키는 병원체의 정체다.

강과장은 "전자현미경으로 보았을 때 사스 바이러스의 구조나 모양은 코로나 바이러스 2군과 같지만 유전자 분석 결과 유전자가 미세하게 다른 것으로 보인다"고 들려준다.

따라서 지금의 병원체는 ▶사람에게서 감기를 일으켰던 코로나 바이러스가 돌연변이를 일으켰거나▶동물 설사병을 일으키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종(種)을 넘어 사람에게 감염됨으로써 심한 호흡기 증상과 강한 전염력을 나타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강과장은 "현재 일부 환자에게서 규명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16개국 2천명 이상의 감염자 대부분에게서 나타나면 사스의 병원체로 공인될 것"이라며 확인될 때까지 좀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어떤 과정을 거쳐 사스를 일으킬까. 한양대의대 내과 배현주 교수는 "감염은 두 가지 경로로 일어난다. 하나는 환자와 직.간접적으로 접촉하는 것이다.

또 하나는 환자의 기침.재채기 등을 통해 나오는 분비물이 공기를 통해 눈.코.입 등에 침투하는 비말(날아서 흩어지는 물방울)감염"이라고 설명한다. 접촉감염을 일으키려면 당연히 환자와 긴밀한 접촉을 해야 한다.

비말 감염도 환자와 1~2m 이내의 거리에 있어야 가능성이 크다. 환자를 돌본 의료진이나 가족들이 집단으로 발병한 주된 원인도 비말 감염이다. 따라서 환자가 격리돼 있는 한 접촉이나 비말에 의한 감염 가능성은 없는 셈이다.

문제는 바이러스가 환자 분비물의 미세한 핵(5㎍ 이하)이나 먼지 등을 타고 공기를 통해 전염될 가능성이다. 이 경우라면 환자와 먼 곳에 떨어져 있어도 감염이 가능하다.

배교수는 "공기 매개 감염 가능성은 작지만 홍콩 아모이 가든 주민에게서 집단 발병했기 때문에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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