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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스, 21세기 첫 세계적 전염병 우려

중앙일보

입력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는 국제 교류가 빈번한 현대 사회의 특성에 따라 21세기에 전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첫번째 심각한 전염병이 될 전망이다.

에볼라 바이러스를 비롯, 지난 세기에 나타났던 골치아픈 질병의 대부분은 에이즈를 제외하고는 국제 공중보건에 심각한 위협이 되지 않았다. 이런 병들은 사람을 통해서는 잘 전염되지 않고, 일단 병에 걸리면 환자가 여행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앓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날 항공기를 이용한 국제 여행이 사스의 이상적인 매개체가 되고 있다.

작년 11월 중국 광둥성에 사스가 처음 출현한 이후 지금까지 전세계 31개국에서 3천300여명에 달하는 환자와 의사환자가 발생했고, 사망자도 132명이나 나왔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사스에 대해 국제적인 주의령을 내린 지 1개월이 지났고, 각국 정부들이 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적극적인 방역조치들을 취하고 있지만 보건 전문가들은 여전히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WHO도 고열과 함께 호흡 곤란과 마른 기침을 일으키는 사스 바이러스가 아시아, 남북미, 유럽에 이어 아프리카까지 전세계로 확산될지 모른다는 우려를 감추지 않고 있다.

WHO 의사인 이사벨르 누탈은 "사스의 치사율은 4% 정도라서 96%의 환자는 병을 이겨내지만 이같은 치료율은 전적으로 어떤 치료를 받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지적했다.

또 하나 걱정스런 것은 사스가 가장 급속히 번진 중국과 홍콩, 싱가포르는 물론 캐나다에서도 사스에 걸린 병원 종사자들의 수가 많다는 점이다.

과학자들은 발병원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이유는 모르지만 사스 바이러스를 급속히 주변에 퍼뜨리는 '슈퍼 오염원'을 발견했다.

중국 남부 광둥(廣東)성에서는 한 사람이 다른 사람 100명 이상에게 병을 옮긴 경우도 있다.

전문가들은 '슈퍼 오염원'이 특별히 많은 양의 바이러스를 보균해 옮기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요인들이 확산을 확대시키는 것인지, 또는 이들이 다른 변종을 옮기는 것인지 등 여러 가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홍콩의 사스 진원지 두 곳 중 한 곳인 메트로폴 호텔 종업원들이 아무도 병에 걸리지 않은 점과 아모이 가든 아파트 단지의 발병원이 어디서 왔는지의 수수께끼를 풀지 못하고 있다.

278명의 발병사례가 보고된 아모이 가든의 경우 불완전한 하수도를 통해 전염됐을 가능성은 남아 있으나 쥐와 바퀴벌레를 통한 전염 가능성은 배제된 상태다.

과학자들은 사스를 일으킬 수 있는 새로운 코로나 바이러스에 주목하고 있다.

이 코로나 바이러스는 몇개국 사스 환자에게서 발견됐으나 건강한 사람에게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파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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