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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스트벨트 변심, 바이든 승리의 주역?...어떻게 이겼나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3일 치러진 미국 대선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로 마무리됐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공식적인 승복 메시지는 내지 않았지만, 권력의 추는 바이든 쪽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습니다.

바이든 당선인은 경합주, 그중에서도 러스트벨트로 분류되는 펜실베이니아·미시간·위스콘신주(州)를 모두 차지하며 승기를 굳혔습니다. 이 세 주 모두 전통적으로 민주당 텃밭으로 분류됐지만, 2016년 대선 때 트럼프 대통령에게 빼앗긴 곳입니다.

러스트벨트의 세 주는 유권자 중 백인 노동자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은 주들로 꼽힙니다. 2018년을 기준으로 유권자 중 백인 비율은 펜실베이니아가 81%, 미시간이 79%, 위스콘신은 86%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 만큼 바이든 당선인은 대선 정책에서 백인 노동자들의 표심을 차지하기 위해 ‘노동자의 복지와 일자리’를 가장 강조했습니다.

특히 바이든 당선인이 주목한 것은 바로 세금이었습니다. 바이든 후보 시절 공약사이트에는 트럼프는 자산에 포상을 했지만 바이든은 노동에 보상을 한다‘는 구호가 큼지막하게 적혀 있기도 했습니다.

바이든 당선인이 모든 정책에서 트럼프와 반대로 가는 것은 아닙니다.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가 러스트 벨트, 백인 노동자들의 표를 흡수했던 정책 중 핵심 부분은 이어가는데요, 무역적자와 세계화와 관련한 규제조치가 대표적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생산기지를 유지할 경우 10%의 세금 혜택을 주기로 했지만, 바이든 당선인은 생산기지를 해외로 이전할 경우 징벌 성격의 세금을 물리기로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법인세를 낮춰 외국에 나가 있는 미국의 기업을 돌아오게 하는 리쇼어링을 유도하는 정책을 폈다면 바이든은 제조업이 해외로 못 나가게 압박하겠다는 겁니다.

결국 바이든 당선인은 백인 노동자의 표심을 잡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까지 이어가는 노력을 통해 대선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바이든의 미국, ‘글로벌줌업’에서 더 자세하게 알려드립니다.

채인택 국제전문기자·함민정·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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