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필-카네기홀 합병 '없던 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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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오는 2006년으로 예정됐던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카네기홀의 합병계획이 백지화됐다. 합병안 발표(6월 1일) 후 1백30일 만인 지난 8일 뉴욕필과 카네기홀은 기자회견을 열어"서로 한몸이 되기엔 너무 거대한 조직"이라며"통합 협상을 일체 중단한다"고 밝혔다.

통합론이 무산된 결정적 이유는 뉴욕필이 상주하고 있는 링컨센터가 오는 2011년까지로 돼 있는 상주계약을 파기하는데 따른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나선 것. 이에 뉴욕필은 링컨센터 에이버리 피셔홀의 음향 시설 보수비 부담을 피하면서 86년 개.보수로 새 단장한 카네기홀로 무대를 옮기려 했다가 발목을 잡히고 말았다.

여기다가 카네기홀도 뉴욕필과의 합병이 득보다 실이 크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연간 1백25일 이상을 한 연주단체에 대관할 경우 기획 공연의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1842년 창단된 뉴욕필은 1891년 새로 개관한 카네기홀에 둥지를 틀었다가 1962년 링컨센터 에이버리 피셔홀(당시 이름은 필하모닉 홀)로 주무대를 옮겼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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