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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의료진 회복환자 항체로 괴질 치료

중앙일보

입력

홍콩 의료진이 괴질을 앓다가 회복한 환자로부터 추출한 혈청을 이용해 중증 환자들을 성공적으로 치료했다고 의사이자 공중보건전문가인 프린스오브웨일스병원 렁 핑충 교수가 1일 밝혔다.

이는 괴질 환자들이 투병과정에서 항체를 생성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당초 전문가들은 새로운 질병에 대한 항체 형성이 쉽지 않기 때문에 이번 괴질 환자들이 항체를 만들어내지 못할 것으로 우려했었다.

렁 교수는 "매우 순조로운 회복과정을 거친 환자 20여명의 혈청이 지난 2주간 중증 환자들의 치료에 이용됐으며 치료는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말했다.

렁 교수는 회복환자들의 혈청에 항체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이들이 어느 정도 면역이 됐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으로 알려진 이번 괴질은 지난해 11월 중국 남부에서 시작돼 홍콩, 싱가포르, 베트남, 캐나다, 독일, 미국, 대만 등지로 확산됐으며 지금까지 전세계적으로 모두 61명이 사망하고 1천600여명이 감염됐다.

의료진은 괴질 바이러스가 보통 감기의 원인인 코로나바이러스계의 새로운 종류임을 밝혀냈으며 그 행태와 특성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바이러스가 동물로부터 처음 나왔으며 치료제와 백신을 개발하는데 여러 해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감염된 환자의 90% 이상이 회복하고 환자들 가운데 다른 심각한 질병을 앓고 있는 3-4%만이 사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홍콩 의료진은 또 항바이러스 물질과 스테로이드를 혼합한 약물을 사용하고 있으며 상당수 환자들에게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당초 괴질은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해 전염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같은 주거구역내의 사람들이 집단 감염되는 사태가 발생함에 따라 공기나 물을 통해 전염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렁 교수는 "배수가 좋지 않아 타액을 역류시켰을 수도 있다"고 말했으며 정부 대변인은 "모든 가능성을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렁 교수와 다른 전문가들은 바이러스가 어떤 경로로 확산된다 하더라도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홍콩=연합뉴스) 권영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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