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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월드의 출발점, 18분짜리 단편 '백색인' TV 첫 방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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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봉준호 감독이 연세대 사회학과 재학시절 만든 18분짜리 단편 데뷔작 ‘백색인’. 화이트칼라의 이기주의와 무심함을 비판하는 내용으로 김뢰하가 주연했다. [사진 아리랑TV]

1994년 봉준호 감독이 연세대 사회학과 재학시절 만든 18분짜리 단편 데뷔작 ‘백색인’. 화이트칼라의 이기주의와 무심함을 비판하는 내용으로 김뢰하가 주연했다. [사진 아리랑TV]

‘기생충’으로 올 아카데미 4관왕에 오른 봉준호 감독의 영화세계 출발점이 된 단편 ‘백색인’이 제작 26년 만에 처음으로 TV 전파를 탄다. 세계 101개국에 송출되는 아리랑TV를 통해 영어 자막을 달고서다.

1994년 신영청소년영화제 수상한 데뷔작 #아리랑TV, 디지털 오리지널 필름 첫 공개

아리랑TV는 오는 10일부터 사흘 연속 방영되는 3부작 프로그램 ‘K-Cineflex’에서 봉준호 감독의 영화 데뷔작 ‘백색인’을 18분짜리 풀버전으로 공개한다고 8일 밝혔다. 1994년 봉 감독이 연세대 사회학과 재학시절 만든 ‘백색인’은 화이트칼라의 이기주의와 무심함을 비판하는 내용으로 그해 신영청소년영화제 단편영화 부문 장려상을 받았다. 지난해 11월 신영균예술문화재단의 아름다운예술인상 영화예술인 부문에 선정됐을 때 봉 감독은 수상 소감에서 “아무 것도 모르고 영화라는 걸 해보겠다고 덤벼들던 시기에 저를 가장 처음으로 격려해 준 것”이었다고 당시의 수상 기억을 돌아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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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번에 방영되는 ‘백색인’은 최근 한국영상자료원을 통해 디지털화된 오리지널 필름이란 데 큰 의의가 있다. 앞서 영상자료원에는 비디오테이프(VHS) 버전 외에 2015년 봉 감독이 소장하고 있다 기증한 믹스 편집본만 있었다. 후자는 사운드가 없는 가편집본에 VHS 사운드를 입힌 거라 상태가 좋지 않다고 한다. 그러다 지난 9월 ‘백색인’의 초창기 배급을 담당했던 김대현 감독이 개인 소장품으로 갖고 있던 오리지널 필름을 영상자료원에 기증하면서 최초로 원본의 디지털 버전이 만들어졌다. 이를 세계 최초 방영하게 된 아리랑TV 측은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이 아래로 가는 계단(계층)이라면 백색인은 위로 가는 계단’이라고 말한 바 있다”며 이번 방영에 의미를 부여했다.

‘백색인’ 촬영 현장의 봉준호 감독(왼쪽 녹색 웃옷). 18분짜리 이 단편 영화로 봉 감독은 생애 첫 영화상(신영청소년영화제 단편부문 장려상)을 탔다. [사진 아리랑TV]

‘백색인’ 촬영 현장의 봉준호 감독(왼쪽 녹색 웃옷). 18분짜리 이 단편 영화로 봉 감독은 생애 첫 영화상(신영청소년영화제 단편부문 장려상)을 탔다. [사진 아리랑TV]

1994년 봉준호 감독이 연세대 사회학과 재학시절 만든 18분짜리 단편 데뷔작 ‘백색인’. 화이트칼라의 이기주의와 무심함을 비판하는 내용으로 김뢰하가 주연했다. [사진 아리랑TV]

1994년 봉준호 감독이 연세대 사회학과 재학시절 만든 18분짜리 단편 데뷔작 ‘백색인’. 화이트칼라의 이기주의와 무심함을 비판하는 내용으로 김뢰하가 주연했다. [사진 아리랑TV]

‘백색인’ 방영에 앞서 주연배우 김뢰하가 출연해서 촬영 당시 비화 및 봉 감독과의 인연 등을 이야기하는 미니다큐멘터리 ‘단편영화감독 봉준호’도 소개된다. ‘백색인’ 촬영 때 제작비가 부족했던 봉 감독이 아버지의 와이셔츠 상품권을 빼돌려 출연료 대신 김뢰하에게 건넨 일화는 유명하다. 이후 김뢰하는 ‘살인의 추억’ ‘괴물’ 등에 출연하며 봉준호 월드를 함께 구축해 갔다.

이밖에 이번 3부작에선 한국영화 성장의 중요한 축이었던 영화 스태프와 한국의 다양한 장르영화 등을 국내외 전문가와 함께 짚어본다. 본 방송은 10일~12일 오전 10시 30분, 재방송은 같은 날 오후 3시 30분과 밤 11시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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