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의 인공지능(AI) 대학원, 2023년 서울 우면동에 들어선다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인공지능(AI) 대학원이 2023년 서울 양재 R&D혁신지구로 옮겨온다. 현재 이 지역에 글로벌 기업 및 중소기업 연구소가 자리하고 있지만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같은 ‘산-학-연’ 협력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교육시설이 꼭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KAIST는 준공 후 대학원을 단과대 수준의 ‘인공지능대학’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AI기업과 취업연계·기술 프로젝트 추진”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한국과학기술원(KAIST) 본원 입구. [중앙포토]

 서울시는 8일 “KAIST와 ‘KAIST AI 대학원’ 양재 이전에 합의하는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KAIST의 AI 대학원은 고려대, 성균관대, 연세대, 울산과기원 한양대, 포항공대, 광주과기원과 함께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AI 분야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선정한 인공지능 대학원이다. 지난해 국내 최초로 석사 40명, 박사 20명 규모의 학위과정을 개설했다.

 향후 KAIST는 AI 분야 학위·비학위 교육과정을 운영해 석·박사급 고급인재를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와 KAIST는 이곳에서 배출되는 전문인력과 주변 기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KAIST는 AI 기업과 연계해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나아가 취업연계 프로그램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스타트업 매출 2~3배 증가한 ‘양재 R&D 혁신지구’ 

양재 R&D 혁신지구에 위치한 AI 양재허브. [중앙포토]

 AI 대학원이 들어서는 서울 양재·우면동 일대의 양재 R&D혁신지구는 서울시가 AI 산업을 집약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지정한 6대 신산업거점 중 하나다. 현재 삼성, LG를 비롯한 기업과 중소기업 연구소 280여개가 밀집해 있다. 특히 이 지역에 위치한 83개 AI 스타트업의 경우 3년 만에 매출, 투자유치, 근무자 수가 2~3배 늘었다.

 기술을 바탕으로 창업할 수 있는 환경도 조성돼 있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서울시가 기술창업 전문기관으로 조성한 ‘AI 양재허브’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AI 양재허브는 액셀러레이터(AC)와 밴처캐피털리스트(VC) 등 투자자를 연계하고 기업·연구소·대학 등 관계기관 네트워킹, R&D 지원 등 기업성장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옛 품질시험소 부지…“산·학·연 강화”

지난 1월 신성철 카이스트 총장이 서울 홍릉 카이스트 캠퍼스 총장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KAIST의 AI 대학원 캠퍼스는 AI양재허브 앞인 옛 품질시험소 별관 부지(서초구 태봉로 108)에 세워진다. 2023년까지 지하 1층, 지상 7층 규모의 AI 지원센터를 조성하고 올해 6월 개소한 교육전문동도 활용할 계획이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미국 실리콘밸리가 구글, 페이스북 등 많은 혁신기업을 탄생시킬 수 있었던 건 스탠포드 같은 유수의 대학이 적재적소에 인재를 수혈했기 때문”이라며 “KAIST AI 대학원이 글로벌 인재를 지속해서 배출하고 주변 기업, 연구소와의 유기적인 협업을 이끌어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성철 KAIST 총장은 “4차 산업혁명시대 AI 경쟁력이 곧 국가 경쟁력으로 직결된다”며 “KAIST는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연구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AI 양재허브가 국가 AI 산업의 구심점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