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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동맥류 조기발견 땐 완치율 90%

중앙일보

입력

마른 하늘에 날벼락을 연상케하는 질환이 바로 뇌동맥류다.

뇌동맥의 일부가 얇은 주머니나 풍선꽈리처럼 부풀어올랐다가 갑자기 터지는 질환이다. 터지기 전까진 대부분 증상이 없다.

그러나 터지면 머리를 망치로 때리는 듯한 심한 두통을 호소한다. 파열된 뇌동맥류 환자 10명 중 3명은 병원에 도착하기도 전에 사망할 정도로 초응급 질환이다.

그러나 이처럼 무서운 뇌동맥류도 일찍 발견해 치료하면 효과가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뇌혈관팀 이규창.이재환 교수팀이 지난 20여년 동안의 뇌동맥류 환자 3백72명에 대한 치료성적을 분석한 결과다.

파열되기 전 미리 발견만 하면 90% 이상에서 대부분 완치가 가능했으며 특히 풍선꽈리의 직경이 10mm 미만인 경우에는 100% 완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뇌동맥이 한번 파열된 환자는 재출혈이 일어날 확률이 높으며 보통 2주 이내 발생률이 25%, 6개월 이내 발생률이 5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출혈이 특히 위험한 이유는 10명 중 7명이 뇌손상으로 심한 후유증을 앓거나 생명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뇌동맥류 치료의 가장 큰 핵심은 출혈방지와 출혈에 의한 2차적인 뇌손상을 예방하는 것이다.

출혈을 방지하는 확실한 치료는 수술이다. 뇌의 심부에 있는 동맥류를 찾아내 길이 1cm 내외의 작은 클립으로 묶어주는 결찰술과 뇌혈관조영술을 통해 백금코일로 꽈리 안을 채우는 색전술이 있다.

이재환 교수는 "최근 뇌동맥류 여부를 미리 알아볼 수 있는 삼차원 CT나 MRA(자기공명 혈관 촬영)검사가 가능하게 됐으므로 과거 뇌동맥류를 앓았거나 심한 두통이 갑자기 나타나는 사람들은 반드시 이들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경미한 뇌동맥류는 의식을 잃지 않고 편두통과 같은 가벼운 두통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 감기증상으로 착각하기 쉽기 때문이다.

일단 뇌동맥류 진단을 받은 사람은 평소 혈압이 높아지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 힘주어 대변을 보거나, 정신적 충격으로 갑자기 흥분할 때, 성 관계시, 무거운 물건을 들 때, 악몽을 꾸다가 터지는 경우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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