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추미애·윤석열’ 갈등에 문재인 대통령이 침묵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은 틀림없이 뭐라고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광재 『노무현이 옳았다』 출간 #“공수처장 김경수 전 검사 좋은데… #장관 후보로 야권 김성식·김세연 #지방선거 뒤 청와대 추천했었다”
이 의원은 지난달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본지 인터뷰에서 “(노 대통령이라면) 아마도 당사자에게 직접 (말을 했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과거 노 전 대통령의 최측근 참모였던 그는 최근 『노무현이 옳았다』란 책을 펴냈다.
책은 1988년 봄 23살의 이광재가 노 전 대통령을 처음 만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나를 역사 발전의 도구로 써 주세요.” 당시 노 전 대통령의 첫마디를 소개하며 이 의원은 자신도 ‘역사 발전의 도구’가 되겠다고 책에서 밝혔다. 그는 이낙연·이재명 양강구도를 깰 당내 ‘잠재적 제3후보’의 한 명으로도 거론된다.
- 책 출간 의도는.
- “부제인 ‘미처 만들지 못한 나라’가 사실상 제목이다. 유배 10년을 끝내고 돌아와 정치를 다시 하면서 ‘나는 어디에서 출발하게 될 건가’라고 스스로 물었다. ‘노무현이 옳았다’는 건 노 대통령의 정치적 행적이 옳았다, 글렀다는 게 아니라 노무현의 사상적 측면이 옳았고, 내가 답을 해나가는 게 필요하다는 의미다.”
- 차기 대선 출마 가능성이 거론된다.
- “21대 국회에 처음 와서는 콘텐트를 만들고, 그것을 법안과 예산으로 만드는 일에 힘을 쏟았다. 지금부터는 그 정책이 정치가 돼야 한다.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정치를 할 생각이다. 그래야 정책이 현실이 된다.”
- ‘제3후보론’에 대한 호응인가.
- “2010년 최연소(45세) 도지사가 됐을 때 안희정·김부겸·김영춘·김두관·송영길 등에게 ‘다음 대선 경선에 다 나가자’고 했다. ‘분열된 나라를 하나로 만들자. 우리 중 누가 되어도 다 비슷한 생각을 하는 거 아니냐’는 제안이었다. 누가 대통령이 되고 안 되고 보다는 나라의 기운 자체를 바꾸는 게 더 의미 있다. 그런 면에서는 좋은 사람들이 많다. 나는 부족함이 많다는 걸 잘 안다.”
- 추미애·윤석열 갈등에 대통령이 침묵하고 있다.
- “노 대통령은 틀림없이 뭐라고 했을 거다. 아마도 당사자에게 직접. 어쨌든 (대통령이 임명한) 검찰총장이고 법무부 장관 아닌가. (문재인 대통령도) 마음은 속이 많이 타지 않을까. (다만) 문 대통령 스타일 자체가 법의 영역을 중요하게 생각하니까 국회에서 (공수처법을) 조금 빨리 했으면 훨씬 좋았을 거다. 국회가 공수처 논의를 빨리 끝내고 다음 담론으로 가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국민의힘이 추천했던 김경수 전 검사 같은 사람으로 (공수처장을) 합의했으면 얼마나 좋았겠냐고 생각한다.”
- 민주당은 왜 독주한다는 지적을 받을까.
- “적을 만들어서 내부를 단합하는 건 가장 쉬운 정치다.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 압승했을 때 청와대에 ‘야권의 김성식·김세연 의원 이런 분들을 장관으로 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전달했지만 잘 안 됐다. 연정, 협치를 할 기회였는데 굉장히 아쉽게 생각하는 대목이다.”
- 정권이 열성 지지층 ‘문파’만 바라본다는 지적도 있다.
- “노 대통령 당선 직후 노사모가 모여 일제히 외친 말이 ‘견제, 견제, 견제’였다. 대통령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이제 견제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거다. 그런데 그 뒤에 노 대통령이 겪는 아픔을 보면서 ‘세력을 단단하게 지키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지금은 압도적 의석을 가졌으니 마음의 여유를 갖고 조금 더 큰 미래로 나가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심새롬 기자, 김수현 인턴기자 saero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