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발병률 알려면 담배갯수 세어보라

중앙일보

입력

흡연자의 폐암 발병 확률을 산출하는 공식이 미국의 저명 암센터에서 개발됐다고 월스트리트 저널 인터넷판이 18일 보도했다.

뉴욕 메모리얼 슬로언-케터링 암센터 연구진이 개발, 최신호 전국암연구저널(JNCI)에 게재한 이 공식의 주요 변수는 흡연 경력이 몇 년이나 되나, 하루에 몇 개비나 피우나, 또는 담배를 끊은지 얼마나 되나 등으로 흡연자와 담배를 끊은 사람들에게 모두 적용된다.

이 공식에 따르면 22세부터 하루 한 갑씩 담배를 피우다 9년 전에 담배를 끊은 51세 여성의 경우 앞으로 10년 안에 폐암에 걸릴 확률은 100분의 1이 채 안 된다.

반면 18세부터 담배를 피우기 시작해 지금도 하루 두 갑씩 피우고 있는 68세 남자가 앞으로 10년 안에 폐암에 걸릴 확률은 7분의1, 그가 지금 당장 담배를 끊을 경우 확률은 9분의1 정도로 약간 낮아진다.

그러나 이 공식은 최소한 25년 동안 최소한 하루 반갑의 담배를 피워온 50세 이상 연령층에만 해당된다. 조사가 이같은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기 때문이다.

여성의 유방암 발병률과 관련해서는 비슷한 모델을 사용한 공식이 있지만 연간 미국에서만 15만7천명의 사망자를 내는 폐암의 경우 의사들은 지금까지 "흡연이 폐암의 주요인이다" "담배를 많이 피우면 발병률이 높아진다" 등 막연한 권고를 하는데 그쳐왔다.

슬로언-케터링 센터의 피터 배크박사는 시애틀에 있는 프레드 허친슨 암연구센터가 보유한 흡연자 및 과거 흡연자 1만8천명의 데이터를 이용해 나이와 성, 흡연경력, 발암성 석면 노출 여부 등 요인별로 영향력을 평가해 공식을 만들었다.

미국암학회의 톰 글린 박사는 새로 개발된 공식으로 의사들이 발병 위험이 높은 사람들을 보다 구체적으로 가려낼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나 폐암 발병 위험률이 15%로 산출되면 어떤 사람은 겁에 질려 첨단 CT 촬영을 받으러 달려가지만 어떤 사람들은 자신이 '나머지 85%'에 속할 것으로 낙관하는 등 개인별로 반응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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