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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영어 작년과 비슷, 수학 가형은 고난도 문항 늘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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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지난해와 대체로 비슷한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팬데믹 상황을 고려해 출제진이 초고난도 문항 출제를 자제한 것으로 보인다.

출제위원장 “초고난도 문항 자제” #수험생은 “쉬워져” “어렵다” 갈려 #수학 나형은 작년과 비슷한 수준 #교사들 “수학성적이 합격 가를 듯”

수능 출제위원장인 민찬홍 한양대 교수는 3일 오전 브리핑에서 “출제 계획 단계부터 특별히 어렵다는 인식을 받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다”며 “작년부터 초고난도 문항을 피하려는 노력이 있었고 올해도 최대한 애썼다”고 말했다.

교사와 입시 전문가들도 초고난도 문항이 줄었다고 입을 모았다. 1교시 국어는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거나 약간 쉽다는 분석이 많다. 윤상형 영동고 교사는 “기존 출제 유형이 유지됐다”며 “국어 난이도 상승 요인이 독서 지문인데, 올해는 어렵지 않았고 수학적 계산이 필요한 문제도 없어 체감 난이도가 낮았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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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은 이과가 주로 선택하는 가형과 문과가 주로 선택하는 나형의 평가가 엇갈렸다. 지난해 수능과 비교해 가형은 다소 어려웠다는 평가가 많은 반면 나형은 비슷하거나 쉬웠다는 분석이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킬러문항으로 불리는 21·30번이 상대적으로 쉽게 출제됐지만 킬러문항을 제외한 나머지 문항의 난이도가 올라가 전체적인 체감 난이도는 작년 수능과 비슷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하지만 가형의 경우 전반적인 난이도가 높아져 수험생이 당황했을 가능성이 크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초고난도 문항은 다소 쉬워진 반면 4점 문항 대부분의 난이도가 올라가서 만만치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어는 지난해 수능과 비슷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절대평가로 치러지는 영어는 원점수 90점 이상이면 모두 1등급, 80점 이상이면 2등급을 받는다. 지난해 수능에서 1등급이 7.4%로 나타났기 때문에 올해도 비슷한 수준이라면 부담이 크지 않은 시험이었다고 볼 수 있다. 유성호 숭덕여고 교사는 “사회 변화와 관련된 지문들이 많아 학생들이 싫증내지 않고 접근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환경 변화, 온라인 판매, 저작권 등의 내용을 담은 지문이 나왔다.

고3 심은비(18)양은 “국어는 EBS 연계 지문이 많아 체감상 어렵지 않았고, 수학 나형은 4점 짜리 문제만 조금 어려웠을 뿐 전체적으론 쉬웠다”고 말했다. 채진주(18)양도 “수학 나형은 작년엔 못 푸는 수준이었는데 올해는 그 정도는 아니었다”고 했다.

반면에 졸업생 남재훈(20)씨는 “이번 수능의 국·영·수는 까다로운 문제들이 있어 꽤 어려운 편이었다”고 말했다. 졸업생 이태헌(20)씨도 “국어는 좀 쉬웠는데 수학 가형은 문항 배치가 달라진 것 같은 낯선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교사들은 올해 수능이 대체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가운데 수학 성적이 합격을 가를 것으로 내다봤다. 김창묵 경신고 교사는 “수학 가형은 난도가 높아졌고, 나형은 변별력이 높았던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라 정시에서 인문계 자연계 모두 수학에서 고득점을 받은 학생이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윤서·김경미·윤상언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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