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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학금 10억 내놓은 퇴임 교수...연말 '익명의 산타' 또 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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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학교 본관. [사진 경북대]

경북대학교 본관. [사진 경북대]

 10년 전 퇴임한 교수가 장학금 10억원을 한꺼번에 내놨다. 그는 이름 등 신분을 밝히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

 3일 경북대에 따르면 10년 전 이 대학을 퇴임한 교수가 익명으로 10억원의 발전기금을 내놨다. 그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열심히 노력하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각별히 신경 써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10억원은 지금까지 경북대 교수의 장학금 가운데 최고 액수다. 기부자는 이달 초 혼자 대학을 찾아와서 장학금을 전하고 돌아갔다고 한다.

 경북대는 기부자의 뜻에 따라 그가 몸담았던 학부생을 위한 장학금으로 모두 사용할 예정이다. 홍원화 경북대 총장은 "기부자는 제자들이 공부하고 연구하는 데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다는 생각을 퇴임 후 줄곧 해왔다. 대학을 떠났지만, 퇴임 교수의 제자 사랑이 놀라웠다"며 "후학 양성의 보람으로 보답하겠다"고 전했다.

지난해 12월 대구의 '키다리 아저씨'로 불리는 60대 익명 기부자가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한 2300여만원과 메모. 메모에는 '금액이 적어서 미안합니다. 나누다 보니 그래요'라고 적혀 있다. [사진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지난해 12월 대구의 '키다리 아저씨'로 불리는 60대 익명 기부자가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한 2300여만원과 메모. 메모에는 '금액이 적어서 미안합니다. 나누다 보니 그래요'라고 적혀 있다. [사진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이렇게 매년 연말이 되면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주변을 챙기는 착한 '몰래 산타'가 잇달아 등장한다. 대구에선 '키다리 아저씨'로 불리는 60대 기부자가 대표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 올해도 어김없이 나타날지 벌써 관심이다.

 키다리 아저씨는 지난해 12월 23일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2300여만원을 기부하면서 "금액이 적어서 미안합니다. 나누다 보니 그래요"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매년 12월 거액을 빠지지 않고, 기부하면서도 오히려 금액이 적다고 미안하다는 글을 남겨 주변에 감동을 줬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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