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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연속 0%대 물가에도…전세가격은 2년만에 최대폭 상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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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통계청 11월 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해와 비교한 지난달 전세 물가(0.8%)는 2018년 12월(0.9%)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을 보였다. 연합뉴스

통계청 11월 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해와 비교한 지난달 전세 물가(0.8%)는 2018년 12월(0.9%)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을 보였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하며 11월 소비자물가가 0%대에 머물렀다. 두 달 연속이다. 반면 전셋값은 2년여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집콕족’ 증가에 축산물을 중심으로 밥상물가도 상승세를 이어가며 서민 부담은 더 커졌다.

11월 물가 0.6%↑…코로나19·환율 영향 겹쳐

최근 물가동향.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최근 물가동향.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통계청이 2일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11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과 비교해 0.6% 상승했다. 지난 10월(0.1%) 비해 소폭 올랐지만 두 달 연속 0%대 저물가를 이어갔다.

물가가 상승 폭이 낮은 것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대면 서비스업종을 중심으로 수요가 줄면서 물가도 그만큼 더 떨어졌다. 11월 외식 물가는 1년 전과 비교해 0.9% 상승에 그쳤다. 지난 10월(1.0%)보다 상승 폭을 줄였다.

공공서비스 물가(-2.0%)도 감소세를 유지했다. 지난 10월에 시작했던 통신비 지원이 지난달에도 일부 계속(통신비 2만원 이하)된 영향이다. 다만 10월보다 지원 대상이 줄어들면서 10월 공공서비스 물가(-6.6%) 하락 폭과 비교해서는 감소세가 줄었다.

저유가로 약세였던 공업제품 물가(-0.9%)는 환율 하락의 영향까지 겹쳐 하락세를 이어갔다. 최근 국제유가가 다시 오르고 있지만, 환율이 떨어지면서 가격 약세가 계속되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석유류(-14%→-14.8%)는 지난 10월 비해 지난달 오히려 하락 폭이 커졌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국제유가 하락에 교육 분야 등 정책지원에 따른 공공서비스 가격 하락,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외식물가 상승 폭 제한 등 이런 세 가지 원인으로 전체적으로 저물가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세 상승 2년만 최대…밥상물가도 올라

물가 전반은 저물가 기조가 이어지지만 서민이 피부로 느끼는 집세와 밥상 물가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11월 집세(0.6%)는 월별 기준으로 2018년 6월(0.6%)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중 전셋값(0.8%)은 2018년 12월(0.9%) 이후 약 2년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월세(0.4%) 상승 폭도 2016년 11월(0.4%) 이후 최대다.

지난 7월 말 정부 임대차 3법 시행 이후 전·월세난이 더 심화하며 집세가 급등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월세 가격이 오름세에 대해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전·월세) 물가상승에 대해서 이유를 분석하진 않는다”고 밝혔다.

밥상물가라고 할 수 있는 농·축·수산물 가격도 1년 전과 비교해 지난달에만 11.1% 올랐다. 특히 코로나19의 재확산세 속 재택근무가 늘어나는 등 이른바 ‘집콕족’이 늘면서 식료품 소비가 증가한 것이 물가 상승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11월에는 돼지고기(18.4%)와 국산쇠고기(10.5%)를 중심으로 축산물(9.9%)의 물가 상승 폭이 컸다.

반면 지난 10월(20.2%)에 큰 폭으로 올랐던 채소류 물가는 11월(7.0%)에 상승 폭을 다소 줄였다. 장마 등 수해 영향에 지난해 기저효과로 지난 10월 채소류 가격 상승이 유독 컸던데다, 김장철을 맞아 최근 배추·무 출하가 늘어난 덕분이다. 다만 양파(75.2%)와 파(60.9%), 사과(36.4%), 고춧가루(30.8%) 중심으로 높은 상승세는 이어졌다. 농·축·수산물과 유가를 제외한 근원 물가는 1년 전보다 1.0% 상승했다.

세종=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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